# 얼마 전 전북에 거주하던 20대 취업준비생 A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뺏긴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수사결과 A씨는 이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전 서울지방검찰청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범과 11시간이나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범들은 A씨의 계좌가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되었으니 돈을 인출하여 자신들이 지시한 곳에 두라고 한 뒤, 이를 챙겨 달아났다.

사기범들은 심지어 전화를 끊으면 현행범으로 바로 처벌받는다고 A씨를 협박했다.

A씨는 이 같은 사기범들의 협박과,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오해 등으로 극도의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최근 B씨는 “OOO님, 00만원 승인되었습니다. △△KF94마스크 출고예정” 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마스크를 구매한 기억이 없던 B씨가 전화로 문의하자 상담원은 ‘▽▽mall‘ 이라고 하면서 결제를 하지 않았으면 명의도용이 의심되므로 경찰관을 연결해주겠다고 하였다.

이후 경찰관을 사칭한 자가 전화로 B씨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의심되니 조사를 위해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하고, 계좌번호, 주민번호 등 금융정보를 입력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를 통해 B씨는 결국 예금을 편취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위의 두 사례는 실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이다.

‘18년 우리나라의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4,44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피해규모도 이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전북지역의 피해규모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18년 전북지역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126억원을 기록하였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무려 45%나 증가한 183억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악용한 보이스피싱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그간의 범국가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높아진 인식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이 갈수록 정교화·고도화되는 등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눌한 말투와 어설픈 사기수법은 이제 오래전 얘기다.

사기범들은 중국·동남아 등지에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센터를 차려놓고 대출기록 등 금융정보를 손에 쥐고 범행을 시도한다.

수사기관이나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하면서 전문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와 범행대상자의 반응에 따라 맞춤형으로 접근한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이 피해자들이 쉽게 넘어가기 쉬운 소재들을 약삭빠르게 악용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명단’, ‘코로나19 택배배송 지연’의 정보를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을 사칭하기 위해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수법도 동원한다.

그야말로 ‘알고도 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피해자들을 조사해보면 나이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층도 피해를 입고 있으며, 법원장과 교수 등 전문직종사자의 피해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 누구도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도민들이 보이스피싱 사기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민 각자의 참여가 중요하다.

나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 방심하지 말고, 보이스피싱 유형 및 예방요령 등을 평소에 숙지하여 스스로 나를 지킬 수 있는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전화 등은 항상 의심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끊어야 한다.

또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지연이체서비스’와 같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에 가입해놓는 것이 좋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도 소비자의 이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도민들과 접점이 넓은 지자체, 경찰청, 금융회사 등과 함께 새로운 사기 수법과 예방 요령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생활여건상 보이스피싱 예방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서민층, 노인층 등 정보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의 피해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럴때일수록 손씻기, 마스크착용, 사회적거리두기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방역당국의 지침을 잘 따른다면 우리는 분명히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보이스피싱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 국민 모두가 금융감독원 등 관계당국의 권고사항을 평소에 잘 숙지하면서,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한다면 소중한 우리의 재산도 충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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