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공간 발열 체크
손소독 거쳐 관객에 무대
선봬··· 내달 판소리다섯바탕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문화계가 얼어붙었다. 전시 장르만 띄엄띄엄 진행될 뿐 공연 장르는 문을 닫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람들은 여러 명이 모이는 것을 기피했고, 정부조차 ‘사회적 거리두기’를 앞세워 이를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라 별다른 이견은 없지만, 공연계는 하소연도 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내야했다. 그저 현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릴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과감하게 공연을 시도한 곳이 있다. 전주우진문화재단의 신인춤판이 그 무대였다. 무대를 여는 것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을 터, 평소와 다른 광경이 들어왔다.

공연장 앞에는 손 소독제를 비롯해 발열 체크기, 방명록 등이 마련됐다. 관객들은 번거롭지만 손소독을 비롯해 발열체크를 하고 방명록에 발열 수치와 연락처 등을 기입한 후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좌석 배치 역시 한 칸씩 건너 배정됐다. 총175석의 좌석이 절반인 80석으로 줄어들었다.

우진문화공간 박영준 제작감독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평소하지 않는 과정들이 생겨났다. 내부도 어제 소독한 후 오늘도 소독완료했다”며 “객석이 줄어들어 종합 리허설을 특별히 개방했다. 본 공연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은 리허설을 통해 공연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을 강행하는 것은 커다란 결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주위의 염려가 거셌다. 출연자들 역시 공연을 미루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각 출연진들의 스케줄로 인해 더 이상 미루는 것은 불가능했고, 미룰수록 더욱 힘들어진다고 판단했다. 안무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강행을 결정했다. 

박영준 감독은 “멈추는 게 제일 쉽다. 하지만 멈추는 것이 예술가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공연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이런 시국에는 현 상황에 맞는 공연장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려면 지금이 기회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무작정 멈추는 것보다 현 상황에 맞는 공연장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람객 없이 오픈식을 진행하고, SNS를 통해 전시 상황을 알리는 바로 옆 전시장 상황이 좋은 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삭막함이 발생할 수 있지만 예술의 멈춤은 더 이상 안된다는 것이다.

4월이면 우진문화재단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도 마련돼 있다. 출연진 대부분 70대 원로라 걱정이지만 강행할 방침이다. 현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작성해 적용한다면 무사히 공연을 마칠 판단에서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안무자는 “준비하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생겼다. 하지만 예술가 입장에서는 오히려 도전이라 여겼다. 의미가 남다른 무대다”며 “관객에게 받는 에너지가 부족해 힘이 빠질 수 있지만 더 좋은 작품을 보여주는 게 우리의 의무다. 적은 관객이라도 무대에 서는 게 무척 다행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영준 감독은 “비대면 콘텐츠 활용은 좋은 방안이지만 현 실정에 맞춰 공연을 진행할 것이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예술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 침체된 예술을 살리기 위해선 엄청난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 전에 실질적인 지원책이 나와 더 이상 예술이 침체되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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