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와 사람 / 김용호 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2008년 차이코프스키홀서
아쟁산조 독주선봬-러대학
국악강좌 특별강사진 참여
"우리음악 알리기 지속"

아쟁산조로 클래식 고장 러시아를 사로잡은 사람이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김용호 교육학예실장이다.

김 실장은 지난 2008년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 초청으로 아쟁산조 독주를 선보이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러시아를 찾아 우리 음악을 알렸다.

올해 역시 방문할 계획이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잠시 주춤한 상태다.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등에서 악장을 역임했고, 전북도립국악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우리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 소리를 알리다보면 언젠가는 세계 음악의 주류로서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소리에 미친 사람으로 칭한다.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전주에 왔다.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서다.

이일주 명창을 사사했고, 내친김에 아쟁에 도전했다.

우연히 들은 중저음의 한이 서린 아쟁 소리에 반했기 때문이다.

아쟁산조 예능보유자 박종선 명인을 찾아 가르침을 받았다.

이뿐이랴.

당대 최고 명인들을 사사하며 35년 가깝게 민속음악의 길을 걸어왔다.

영남대 한국학 박사를 졸업하고 지휘, 연주, 기획 등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러시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올라간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콘서바토리는 2007년 처음으로 국내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초청했으며, 이후 2008년부터 국악인들을 개별 초청 형식으로 진행했다.

여기에는 한국과 러시아 음악교류의 가교 역할을 맡은 카라티기나 마르가리타씨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07년부터 주러시아 한국문화원과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이 협력한 한국 음악인 초청 공연을 개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2017년부터 매년 두 차례 학생과 교수들에게 국악 특별강좌와 관련 공연을 진행했으며,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 한국국악과를 개설하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김용호 실장은 2008년 첫 초청을 받아 차이코프스키홀에서 아쟁산조를 연주했고, 2012년에는 라흐마니노프홀에서 공연을 펼쳤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주러시아 대한민국대사관과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 국악강좌를 열게 되자 이 특별강좌에 강사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러시아 대학에 다년간 한국 국악 강좌 개설된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

강사진은 오석신 익산향제줄풍류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와 이향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원도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2020년까지 클래식 전공 학생과 교수를 상대로 국악 이론 수업, 가야금, 거문고, 대금, 아쟁 등 악기별 강습을 진행했다.

김용호 실장은 “클래식의 본 고장 러시아에서 우리 음악을 강의하는 것은 매우 의미깊은 일이다. 우리 음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단초로 생각한다”며 “올해 강의가 마지막이지만 지속적으로 우리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뜻밖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도립국악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악원의 대표 프로그램인 국악연수가 무기한 중단됐다.

국악연수 중단에 따라 교수들 대체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국악원 건물 리모델링이 내년부터 진행되면서 대체시설 확보에 필사적이다.

전주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체 교육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상태다.

또 학예실도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용호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바빠진 감이 있다. 하루 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길 바라면서 이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도립국악원의 교육 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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