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92세 할아버지의 수기' 양요섭 옹 저자
일본의 만행 등 역사학자 수준 세세한 기록

92세 노옹의 일제 강점기를 살아온 기록 ‘어느 92세 할아버지의 수기’가 발간됐다.

책의 주인공 양요섭 옹은 1928년에 태어났으니 현재 92세다.

정읍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6살에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일본 해군에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으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일제가 시키는데로 고분고분 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945년 해방이 된 뒤 일본에서 귀국한 후에야 일본이 대한민국을 강탈, 침략해 식민지 통치를 하면서 우리 민족을 말살하고 역사와 문화를 송두리째 없애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삼천리 강산을 일본 땅 영토로 만들어 지구상에서, 세계 역사상에서 한국 영토라는 이름조차 영원히 없애버리려는 흉악무도한 간계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깨닫지 못했다.

또 그런 처지와 환경에 빠져있다고 알려주는 해주는 학교 선배나 동네 어르신도 없었다.

부모님을 비롯해 귀띔이라도 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1945년 해방이 되고서야 깨닫거나 눈치도 채지 못한 과거가 부끄러웠다며 울분을 삼킨다.

저자는 귀국 후 조국의 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해 우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주경야독, 공부에 전념한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후 23년간 공직에 봉사했고, 우리 역사 공부도 열심히 했다.

일본의 간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대로 침묵하고 있기에는 울분을 억제할 수 없어 본인이 겪고 보아온 사실을 낱낱이 기록하였을 뿐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들을 파헤쳐 후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책의 내용은 단편적인 ‘수기’에서 벗어나 굉장히도 깊은 전문적 지식이 포함돼 있다.

신라시대 기준의 일본을 시작으로 일본의 반성없는 침략사 왜곡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수록됐다.

또 명성황후의 최후나 동학혁명의 원인과 발단, 결과 그리고 그 혁명의 실패와 원인이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여기에 일본의 무단정치, 문화정치, 민족성 말살정치 등 나라 잃은 민족의 수난을 비롯해 일제 시대 우리 민족의 생활사를 행정면, 경제면, 문화면으로 구분해 기록하고 있다.

또 3.1운 동의 원인과 경과, 결과와 그 의의 그리고 임시정부의 조직과활동, 민족의 독립운동 등이 시대별로 기술돼 있어 웬만한 역사학자 뺨치는 수준의 글을 만날 수 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일찍이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멸망하고 말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저자가 이번 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다.

저자는 “식민지통치 교훈과 관련된 사건들을 노출시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 미리 깐깐하게 손질해서 예방한다는 정신으로 반성없는 일본을 일깨우고 우리 자세를 확고하게 가다듬기를 바란다”며 “지난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기념해 정치권과 국민 무도 역지사지 정신을 발휘해 대통합과 대동단결을 이끌기를 이 수기를 통해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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