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코로나 19라는 무자비한 거악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전주시에서도 지난 8일까지 총 8명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다행히 최근 며칠새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 증가세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하니 다소 위안이 된다.

아마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등을 철저히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한걸음에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의 고귀한 희생 덕택일 것이다.

특히, 대구에서 의료봉사 후 지난 3일 코로나 19 확진을 받은 간호사가 홀로 장수로 들어가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한 사례는 우리 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외신 역시 누구 하나 볼멘소리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시민들과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무장한 우리 의료진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본래 감염병 유행 시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선제적 전략은 감염원 차단을 위한 입국 제한 조치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감염병 예방 효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코로나 19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지언정 코로나 정국 이후를 대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코로나 19 대응 기조로 한국식 방역 모델 이른바개방 방역을 선택했다.

개방 방역은 투명성, 개방성, 성숙한 시민의식에 기반한 민주적 절차 등을 원칙으로 하여 대대적 조기 검사·진료, 적극적 역학조사, 신속·정확한 진단으로 코로나 확산의 불길을 확실히 잡아가는 방식이다.

코로나 확산 2개월여 만에 이제 한국형 개방 방역 시스템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 19 방역의 표준이 되어 가고 있다.

항간에는 세계 각국 정상들의 개방 방역과 각종 모범 사례 전수 요청이 연일 이어져 청와대 전화통이 뜨거울 지경이라고들 한다.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새삼스레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러워지는 요즈음이다.

한때 일각에서는 감염원 차단 없이는 코로나 정국을 극복할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으나 정부에서 원칙을 세우고 뚝심 있게 추진한 결과, 한국형 개방 방역이 마침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잘한 면도 물론 있겠지만 솔선수범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위대한 의료진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생각이다.

우리 전주시에서도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노력의 물결이 세차게 출렁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행정은 행정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코로나 19라는 시련의 강을 건너기 위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악전고투(惡戰苦鬪)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수많은 물결 속에서 더욱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사회구성원 중 누군가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믿음과 그에 따른 실천, 사회적 연대이다.

지난 달, 전주시는 전국 최초로 재난 기본소득 지급을 결정 한 바 있다.

코로나 쇼크로 일상이 무너져 하루하루를 불안과 걱정 속에서 살아가는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민간에서도 역시 개인에서부터 지역기업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성금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대한 재앙 앞에 지쳐 쓰러진 사회적 약자를 보듬자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특히, 택시기사가 소외되고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중간 퇴직금을 기부했던 일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코로나 19의 진정한 극복이 전대미문의 재앙을 단순히 우리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는 것만은 아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 19로 인한 갈등과 상처 역시 완전히 치유되었을 때 그제 야 우리는 코로나 19의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바라건대, 사회적 연대로 우리 사회가 코로나 19를 진정으로 극복하고 화합과 소통의 시대로 다시 힘차게 나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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