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예술단체 온라인 무관심
도립국악원-시립예술단 무소식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움처한
공연-예술단체 활동 기회 외면
전주시립예술단 소속 단체들
내달까지 상황변화만 주시 중
민속국악원 단원들 재택근무
온라인 공연 검토만 계획 없어

이동 제한 속 온라인 문화콘텐츠
공연예술계 새 패러다임 제시
유튜브 활용 새 플랫폼 기대감
온라인 공연 없는 전북 무용론
감염병 잠식 기대-현장감 떨어져
월급제 관립단체 매너리즘 태도
신분-안정된 예술활동 누렸다면
새로운 시도 솔선수범 나서야

코로나19가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송두리째 변화된 것이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지 네 달여가 지났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은 비상상황에 돌입했고, 다행스럽게 최근 들어 확진환자 발생건수가 줄어들면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안심 단계로 여길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제든지 확진환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의 일상을 변화시켰다.

최근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는 코로나19로 인해 평소와 다른 형태의 선거운동이 전개됐다.

경제계 타격이 매우 컸다.

대한민국 경제가 멈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고용시장은 흔들렸고, 금융, 건설, 유통 등 모든 분야가 말 그대로 정지됐다.

개학철이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 우리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선 모든 학교가 개학을 연기한 것이다.

순차적으로 개학을 한 경우에도 등교 대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기상천외한 방식이 도입됐다.

학교나 교사, 학생 모두 어리둥절하기 짝이 없다.

문화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도 모든 공연이나 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득이나 열악한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마냥 숨죽이고 있을 수는 없다.

문화예술계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인터넷 등을 통한 온라인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온라인 공연은 멈춰버린 공연계 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일 뿐 더러 공연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묘안이 없는 상황이라, 국내 대다수 문화예술계는 온라인 공연을 새로운 트랜드로 받아들이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전북만 이런 상황에서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대세가 된 온라인 공연을 나 몰라라 하며 미동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예향의 고장 전북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온라인 공연의 현황과 의외로 조용한 전북 문화예술계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 타 지역 사례

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형태의 공연은 매우 다양하며 활발하다.

국공립단체들을 팔을 걷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 움직이고 있으며, 이들을 지원하려는 지자체 및 지자체 출연기관의 움직임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마치 이런 상황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평소 진행됐던 공연 횟수와 비슷한 회차의 온라인 공연이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국립현대무용단은 현대무용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모은 ‘댄스 온 에어’를 온라인 통해 공개한다.

온라인 공연이 공연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립현대무용단도 이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또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음악을 토대로 한 ‘봄의 제전’ 상영회도 오는 20일, 21일 네이버 TV를 통해 상영된다.

무용수 25인이 셀프로 촬영한 2분 분량의 무용 영상을 릴레이로 선보이는 ‘혼자 추는 춤’도 28일까지 네이버 TV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남산국악당은 이달 25일과 26일 박자희의 적벽가 공연을 무관객 온라인 공연으로 네이버 TV에서 만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일부터 온라인 공연 ‘힘내라 콘서트’를 유튜브나 네이버 TV를 통해 무료로 만날 수 있으며,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운당여관 음악회’를 이달 내내 다시 볼 수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온라인 스테이지 역시 온라인으로 공개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공연, 전시 등 각종 행사를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전당은 주요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채널 에이씨씨’를 이달 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채널 에이씨씨’는 전당의 영상자료를 재구성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내년부터 정식 운영된다.

전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시설 휴관에 따른 문화활동 제약을 받는 국민을 위해 시범운영을 하게 된다.

주요 콘텐츠는 전당이 진행한 강좌를 비롯해 공연, 전시 등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 역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시립창극단의 공연을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해금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곡과 거문고와 플루트 2중주, 해금과 기타를 위한 곡이 연주됐다.

광주시립창극단은 판소리 적벽가 중 한 대목, 대금 아쟁 병주, 장고춤을 공개했다.

소규모 공연도 온라인에 오르며 이를 위해 국공립극장은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온라인 공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소규모 예술단체는 이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극장들이 이들의 무대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우선 세종문화회관은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 등 총 12 작품을 선정해 대관과 동영상 제작비, 중계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 등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스케일을 최대한 살린 무대와 영상미를 강조한 세트를 온라인임에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은 이보다 훨씬 많은 61개 팀을 선정해 출연료와 온라인 공연 영상 제작, 홍보 마케팅 등 전 과정을 지원한다.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팀들이 더욱 좋은 무대를 보여줘 이들의 열정이 사라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향유권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국악원은 이들의 작품은 5월 1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하루 한 편씩 상영해 전통예술의 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천시립극단, 인천문화예술회관, 아트센터인천 등 인천 지역 문화예술 기관도 온라인용 공연을 제작에 들어갔다.

시립극단은 지난해 무대에 올렸던 연극을, 시립교향악단은 정기연주회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다음달 열리는 연주회도 온라인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온라인 공연은 청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계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립예술단은 8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시립국악단 공연을 라이브로 송출하고 있으며, 시립합창단은 ‘방구석 희망 콘서트’를 선보였다.

바다 건너 제주도도 온라인 공연에 참여했다.

제주도는 도립예술단과 제주문화예술재단 공연.

전시를 SNS로 중계하고, 민간단체에게는 온라인 중계비용, 장비와 공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하반기 열리는 '제주예술문화축전'을 5월 2일로 앞당겨 온라인으로 개최키로 했으며, 제주연극제와 제주무용제 역시 온라인으로 중계할 방침이다.




# 전북의 상황

온라인 공연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전북 문화예술계는 온라인 공연을 애써 외면하는 눈초리다.

국립무형유산원과 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은 제외하곤 대다수 예술단체들은 온라인 공연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온라인 서비스 ‘휴, 무형유산’을 개설해 이달부터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유산원 누리집에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13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비스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은 온라인 기획공연 아쿠아 뮤지컬 ‘상어가 나타났다’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공연 관람을 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온라인 실황 공연은 22일 오후7시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영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온라인 기획공연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문화생활 감소 문제 해소와 문화예술 행사 취소나 연기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공연단체와 예술인에게 활동기회를 위해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립국악원, 전주시립예술단 등 전북의 문화예술을 책임지는 중추적 기관들은 잠잠 무소식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은 5월부터 목요예술국악무대를 중심으로 유튜브 중계 시행을 검토 중이다.

관련업체 협력도 고민 중이지만 내심 코로나19 확산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상황이 변화되면 열감지기나 소독약을 배치해 공연을 재개한다는 계획만 구체적이다.

전주시립예술단 소속 전주시립교향악단, 전주시립국악단, 전주시립극단, 전주시립합창단 등은 올해 공연을 전혀 하지 못했다.

단원들은 파트별 연습에만 매진했고, 4월까지 정기공연은 모두 취소된 채 5월 상황변화만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공연 등 비대면 공연도 준비 중이나 언제 가동될 지는 미지수다.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초 대형창극 ‘지리산’이 서울이나 진주 등 전국순회공연 일정이 잡혔으나 전면 취소됐다.

단원들은 모두 재택근무에 들어갔으며, 최근에야 ‘담판’ 프로그램만 온라인 공개를 목적으로 녹화를 마쳤을 뿐이다.

기존 공연 작품의 온라인 공연은 검토하고 있으나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군산시립예술단 역시 지난 2월 6일부터 코로나19 진정시까지 모든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다만 군산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은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 공연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온라인 공연의 의미

코로나19의 확산은 대한민국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동이 제한적인 상황이 되자 비대면 공연의 일환으로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된 것이다.

공연단체들은 기존엔 자료보관 차원에서 영상을 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람을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게 됐고, 문화향유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하게 됐다.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에게 온라인 문화 콘텐츠를 강화해 ‘몸은 멀지만 공연은 가깝게’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이런 현상은 단순하게 온라인 공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예술인 후원까지 온라인에서 활성화되면서 문화 생태계의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

특히 대안으로 떠오른 유튜브를 활용한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예향의 고장 전북은 조용하기만 하다.

온라인 공연 제작의 어려움 때문일 것일까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공연계 한 전문가는 “온라인 영상 제작과 송출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서울지역은 공연이 많고 전문촬영팀이 상주하고 있지만 지방은 그 숫자가 적은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비용이 수반되는 점만 감안한다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북에서 온라인 공연이 시도되지 않는 이유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온라인 공연의 장단점 분석이다.

아무리 제작을 잘 한다 해도 실제현장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온라인 공연의 무용론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도 온라인 공연 제작을 머뭇거리게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매체 기술 환경과 융합하고 적응하는 현상 중 하나로, 예술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많은 없는 게 사실이다.

특히 온라인 공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타지역에 비하면 온라인 공연의 무용론은 설득력이 없다.

온라인 공연이 이뤄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매너리즘에 빠진 관립단체의 태도란 이야기도 나온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굳이 움직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공연을 하지 않아도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상황에 현장보다 라이브 느낌이 떨어지는 온라인 공연을 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민간단체보다는 관립단체가 앞장서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평소 신분이 보장되고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 예술활동을 영위한 만큼 비정상적 상황에서는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제대로 된 역할이란 것이다.

특히 예향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관립단체들은 그 역할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문화계 한 인사는 “온라인 공연이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면 왜 전북에서 만날 수 없는지 아쉽기만 하다”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전국적으로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유독 조용한 전북 특히 앞장서야 할 관립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뒤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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