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臥薪嘗膽) 해왔던 전북의 더불어민주당이 설욕전에 성공했다.

4년 만에 전북의 정치 주도세력을 교체하고 안방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전북과 호남을 장악했던 국민의당이 2선으로 후퇴하고, 전북의 정치 전면에 나서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비로소 집권 여당으로써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전주갑, 전주을, 전주병, 익산을, 군산 등 리턴매치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승리하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중진 중심이었던 전북 국회는 이들 현역 중진이 모두 낙선하면서 상당한 변화에 직면했다.

야권 중진들의 호소에도 불구, 도민과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생당과 무소속 대부분이 패하며 전북 정치는 민주당 중심의 정치 체제가 앞으로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총선은 코로나 정국이 겹치며 일정 부분 예측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깜깜이 선거로 치러졌고 이 때문에 후보 간 비교 검증 기회도 적었다는 분석이다.

투표 이전부터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해외의 찬사가 정부와 여당의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고 이런 분위기는 이번 총선을 당 대 당 구도로 만들었다.

전북에선 야권의 유력 인사들이 ‘정당 보다는 인물’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 ‘당 대 당’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서 시종 선거가 여당에 유리하게 굴러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지리멸렬한 통합 논의도 한몫했다는 반응이다.

본격적인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민생당은 ‘제3지대 야권 단일화’를 이루어 내지 못했다.

그런가하면 공관위 구성과정에서부터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여부 등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간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며 선거 중반까지도 당의 정체성이나 선명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유권자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김광수, 김종회, 임정엽 등 총선 후보들이 당을 이탈하는 사태까지 발생, 결집에 실패하기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출발한 민주평화당은 민주통합의원모임, 대안신당, 바른미래당과 합쳐지는 과정에서 민생당으로 당명이 여러 번 복잡하게 뒤섞이며 뒤늦게 생소한 당명이 통일된 것도 유권자들을 혼란하게 만든 한 요인이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많은 수의 유권자들은 가장 익숙한 정당의 손을 들어줬을 것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역구 0석, 비례대표 0석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창당 두 달여 만에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걷게 됐다.

전북의 민생당 또는 이와 관련됐던 무소속 후보들은 왜 도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는지, 그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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