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부터 현대인에 이르기까지 가축을 키우는 이유는 고기와 노동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고기를 얻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축 중에서 노동력을 얻을 수 있는 동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기와 젖을 얻는데 주목적을 가지고 가축을 키웠다. 그중에서도 돼지는 단순하게 고기를 얻는데 필요한 동물이었기에 인류는 무조건 많이 배부르게 살찌워 고기를 얻는 명제에 익숙해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먹기만 하면서 덩치를 키운 배부른 돼지는 훗날 불현듯 도살장에 끌려가는 줄도 모르고 먹은 욕심의 본능에 의해 배부른 돼지가 되어 최후를 맞이한다. 결국, 원초적인 본능의 욕심으로 인해 자신의 운명이 빠르게 결정되는 것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아직도 종식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엊그제 있었던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각종 언론에서는 야당의 심판을 평가하면서 지역주의가 더 고착화 되었다고 나름대로 평가를 한다.

또한, 보수언론과 그렇지 않은 언론과의 평가가 일부분에서는 일치하지만 벌써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하면서 보수언론에서는 정말 평론가답지 않은 수준 이하의 평론가 말을 내세우면서 마치 이들의 말이 정답인 양 포장한다.

이유야 어쨌든 국민은 현재의 여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개헌선에는 미달하는 표심을 보여주었고 미래통합당 등에도 100석 이상의 표를 몰아줌으로써 그들 나름대로 명분도 챙겨주었다. 

비록 경상도 지역과 일부 수도권 지역만 남아 TK 자민련이라는 불명예 애칭도 불사할 것 같다. 하지만 180석과 범 여권 등 190여 석 이상을 확보한 여당의 행태에 무기력하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현대사에 있어 우리나라의 굴곡된 민주주의가 비로소 민의의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한 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야당 등이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를 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문제는 공룡 여당이 된 정부·여당의 행태이다.

자칫 배부른 돼지가 되어 민의에 앞서 자신들의 당리당략 우선과 민의에 부합하지 못하는 정책, 그리고 국민 여론과 배치되는 법 집행 등 무소불위의 권력행태를 남발하게 되면 다시 한번 촛불혁명보다 더 큰 국민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제는 야당 발목잡기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모든 인적 자원에 대해서 철저한 검증만 거치면 배부른 돼지가 아닌 일 잘하는 황소가 될 수 있다. 정책 대안과 국가 경쟁력 역시 정도를 지켜가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조화와 균형에 맞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북 관계 역시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정책을 펼쳐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 가며 눈에 보이는 정책을 펼쳐야 배부른 돼지 소리를 듣지 않게 된다. 북한의 입장에 끌려가면서 현재의 미통당이나 태극기 세력들에게 더 이상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어차피 지금의 형국으로 보면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의식해서 한 일은 아니지만, 대구 경북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지원도 이제는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때이다.

이번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고통은 대구 경북지역만 받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받는 고통이었지 대구 경북지역이 최다 환자 발생지역이라고 해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여당은 얻은 표심에 자만하면 금물이다. 여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각종 정책 현안들은 말 그대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80여석이 되었지만 배부른 돼지가 되어 계속 먹고 싶은 욕망이 된다면 자칫 자충수에 빠질 수 있기에 이번 기회에 국민이 신뢰해준 표심을 토대로 철저한 자기혁신과 반성 그리고 미래를 향한 환한 빛의 정책으로 국민에게 설렘을 심어주길 바란다.
  
/이경로 전주예총 사무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