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된 전주 30대 여성 시신 발견

경찰, 진안 하천 인근서 발견
차량서 수십만원 빼앗고 살해
차고있던 금팔찌 아내에 선물
용의자 거짓말탐지기조사 거부

23일 오후 전북 임실군 관촌면과 진안군 성수면 경계의 한 하천 인근에서 실종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전북 임실군 관촌면과 진안군 성수면 경계의 한 하천 인근에서 실종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을 강도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A씨(31)는 경찰조사에서 “(내 차에서) 잠깐 만나 돈을 빌렸다. 그 자리에서 돌려보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23일 전주완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4일 오후 10시 40분부터 15일 오전 2시 30분 사이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원룸에 혼자 살던 B씨(34·여)를 자기 승용차에 태운 뒤 모바일 뱅킹으로 수십만원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가 손목에 차고 있던 금팔찌도 가져가 자기 아내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 아내 선배로, A씨 부부와 B씨는 한동네에 살며 서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B씨가 무직인 데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정황 등을 근거로 경찰은 A씨가 B씨 돈을 강제로 빼앗은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과거 퀵서비스 기사로 일했지만, 현재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죽이지도 돈을 빼앗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고 경찰이 증거를 대면 ‘기억이 안 난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식으로 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하려 했지만, A씨가 거부했다.

당시 A씨는 B씨를 본인 승용차에 태운 뒤 전주 상림동·용복동과 김제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색결과 용복동 일대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과 슬리퍼, 모자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차 안에서 B씨를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할 장소를 찾아다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 차에는 블랙박스가 없었지만, 경찰은 B씨 원룸 주변 CCTV 등을 분석해 지난 14일 밤 B씨가 A씨 차에 탄 정황을 확인했다.

B씨는 14일 오후 10시 40분쯤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에서 나와 A씨의 차에 탄 뒤 연락이 두절됐다.

B씨 휴대전화 전원은 실종 이튿날인 15일 오전 2시 30분쯤 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B씨가 숨진 시점을 14일 오후 10시 40분과 15일 오전 2시 30분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B씨가 A씨 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장면, 조수석 쪽이 옷으로 덮여 있는 장면, 한참 뒤 조수석에서 B씨가 사라진 장면 등도 CCTV에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A씨 차량 트렁크에서 B씨 혈흔과 삽이 나온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차 안에서 B씨를 살해한 후에 유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23일 오후 3시 55분께 B씨 시신이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 포동교 아래서 경찰기동대 수색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수풀 등으로 덮여 있었고 다리만 외부로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로 보이는 시신을 수습했다”고 말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B씨가 체포 이전에 수십 분 동안 머문 장소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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