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시 30분,‘전주역, 근무 시작합니다’는 메시지가 어김없이 울린다.

이어 시외·고속터미널과 3곳의 간이 정류장에서 오는 알림음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나를 포함한 우리 시민교통본부 열화상카메라 근무 직원 66명으로 구성된 단톡방으로 근무요령 등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2월 25일 개설되어 지금까지 2달 넘게 ‘함께’해오고 있다.

근무 조는 하루 3교대로 1일 평균 32명의 직원이 투입되고 이른 아침 6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02시30분까지 전주로 들어오는 모든 관문에서 직원 1인당 하루 평균 5~8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열 모니터링 근무에 투입된 총 인원만 2,100명을 넘겼고 근무일수는 65일째로 시간으로 계산하면 6,700여 시간에 육박한다.

우리 시는 지난 2월 25일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중교통을 통해 전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주요 관문 3곳(전주역·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 하차승객의 발열 체크를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였으며, 간이정류장 3곳(호남제일문·혁신도시·전주대)에서도 직원들이 직접 체온계로 일일이 하차 승객의 열을 재고 있다.

공항에서나 봄직한 열화상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자 시민들은 안심하면서도 다소 신기한 시선으로 질서정연하게 카메라 앞을 지나갔고 호기심 강한 시민들은 카메라 앞을 왔다 갔다 하며 본인의 열이 몇 도인가를 물어왔다.

열을 재는 카메라 앞에서 V자 포즈를 지어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으며 어쩌다 열 체크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직접 112에 신고를 하는 시민도 있었다.

3곳의 간이정류장에서는 하차하는 승객 모두를 직원이 일일이 귀나 이마 부위의 열을 체온계로 체크했다.

가까이에서 신체의 일부를 체크해야하는 번거로움에도 큰 거부 없이 협조에 응했다.

특히 호남제일문 간이 정류장은 시외·고속버스가 모두 하차하는 곳으로 1일 평균 300~500여명 승객이 하차하는 곳이다.

이 모든 승객을 일일이 체온계로 측정하는 것은 승객과 근무자 모두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일임에도 마치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모의 훈련된 사람들처럼 협조했으며 힘든 때에 적극 협조로 응하는 시민의식이 더욱 빛나기도 했다.

그렇게 전주의 관문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발열 모니터링도 벌써 2달이 넘었다.

근무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군산에서 전주로 들어오려는 신천지 교인이 열이 37.5℃가 넘어 현장에서 바로 선별진료소로 안내하여 진단 받게 하였으며,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37.2℃의 고열 승객에게 코로나 진단을 받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것이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진단 결과 두 사람 모두 음성이었다.

금번 열화상 카메라 근무를 통해 느낀 점이 많다.

먼저, 하루 24시간 동안 현장 밀착 발열 모니터링 근무로 시민들에게는 우리시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는 ‘안심’을 느끼게 하였고, 그러한 마음으로 ‘쌓여진 신뢰’가 성과라 할 것이다.

밤낮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시민들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연신 수고가 많다며 감사의 말을 전해왔고, 그 노고에 어떻게든 마음을 전하고 싶은 시민들은 아무리 사양해도 커피와 음료, 간식 등을 놓고 가는 것이었다.

지방공무원의 최대 매력이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라 했던가? 현장에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고 우리로 인해 시민들이 다소나마 안심하고 지낼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은 근무로 인한 피로보다 오히려 일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2020년과 함께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심각한 위협을 안겨주었다.

비록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뺏고 경제·고용에 큰 타격을 입혔으나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이 또한 극복해 나갈 것이다.

느낌에 놀랍도록 빠르고 똑똑한 대한민국 누군가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많은 분야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묵묵히 애써준 모두의 덕분에 우리 전주를 청정지역으로 지켜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코로나에게 말한다.

너는 전주를 감히 통과할 수 없다.

/장변호 전주시시민교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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