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실종된 여성이 한 달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주 강도 살인 피의자의 추가 범행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앞서 살해한 여성과 이번에 발견된 실종자의 시신을 유기한 방식이 비슷한 데다 범행 수법도 일치해 동일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중순께 부산에 있는 자택을 나온 뒤 연락이 끊겨 가족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하늘을 향해 있었으며, 옷가지 일부는 벗겨진 상태였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23일 임실군의 한 하천 인근에서 발견된 B씨의 시신도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살인사건과 관련, 동일동선, 유사 증거, 용의자의 시신유기 등 범행 수법이 동일한 것으로 봐 연쇄살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의 추정대로라면 용의자는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재차 또 다른 여성을 살해한 셈이다.

경찰은 범행동기로 용의자의 반사회적 인격 장애, 일명 ‘사이코패스’ 성향을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하면 우리는 유영철, 김대두, 이춘재, 정남규, 강호순 등이 떠오른다.

특히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그 이름이 변경된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불렸다.

영원히 미제로 남을 것 같았던 이 사건은 33년이 지난 2019년 이씨의 자백으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총 15명을 살인한 그는 20명을 살해한 유영철, 17명을 살해한 김대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다.

장기 복역했던 그가 수십 년이지나 여죄를 털어놓은 이유는 뭘까?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는 처제를 성폭행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2007년 이전에 발생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는 15년.

이를 기준으로 보면 그의 모든 범행은 공소시효가 끝났다.

가장 나중에 발생한 사건 기준으로 봐도 2009년에 이미 공소시효가 완료됐다.

현행법으로는 처벌할 방법이 없다.

이걸 잘 아는 이춘재로서는 범행을 계속 부인하기 보다는 빨리 인정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추가 DNA의 확보, 최면기법까지 동원된 목격자와 성폭행 피해자의 증언, 얼굴공개와 계속된 언론보도, 프로파일러들의 집요하고 지나긴 설득 등 모든 요소들이 그의 여죄를 털어놓게 하는 ‘촉매’가 됐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이번 사건 역시 이춘재 사건처럼 집요한 진상 조사를 통해 여죄를 찾고, 반드시 법의 엄중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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