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비중 가장크지만
어버이날-스승의날 평년비
20~30% 수준··· 코로나19탓
온라인주문늘어 부진부추겨

도내 화훼업계가 ‘5월 꽃 특수’ 실종에 울상을 짓고 있다.

급속도로 바뀌는 선물 문화 속에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등에 꽃 소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1년 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기념일임에도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향후 화훼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7일 도내 화훼업계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꽃집일수록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매출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가운데 올해는 평년의 20~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부진, 전반적으로 ‘최악의 해’라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기기 길어지고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 초부터 졸업·입학식, 결혼, 행사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꽃 소비 급감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달 들어 나아지기는커녕 더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일 어버이날 매출을 기대했지만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며 전주시 효자동과 금암동 일대의 꽃집 주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버이날에 천편일률적으로 카네이션을 선호하기보다는 드라이플라워, 플라워 용돈박스 등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인해 꽃 소비가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그 감소세가 더욱 가팔랐다고 효자동 S 꽃집 주인은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로 ‘온라인·모바일 주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매출 부진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혼자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인 동네 꽃집의 경우 시장 공략을 다각화하기에 물리적으로 한계가 뒤따르는 만큼 소비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암동 H 꽃집 주인은 “코로나19로 작은 행사들마저 취소되다 보니 매출이 마이너스라서 소상공인 금융지원까지 신청했다. 그런데 어버이날마저 매출이 이렇게 부진할 줄은 몰랐다”며 “물론, 올해 들어 가장 분주했지만 예년에 비하면 최악의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14일 로즈데이에도 혹시나 하고 기대했지만 경기 침체에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꽃을 찾는 소비자들이 없더라”며 “스승의 날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는 데 누가 꽃을 사겠느냐”면서 하소연했다.

실제, 지난 15일 효자동 일대의 꽃집 7곳 가운데 9시 이전에 문을 여는 곳은 단 한 곳밖에 없었다.

이 일대에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해 있어 스승의 날이면 8시 이전부터 문을 열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학이 진행된 가운데 최근 이태원 클럽을 기점으로 또다시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등교 수업이 미뤄짐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올해 5월 특수는 말 그대로 실종인 상황으로, 문제는 1년 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마저 최악의 상황인 만큼 동네 꽃집의 어려움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효자동 M 꽃집 주인은 “기대했던 5월마저 이 상황인데 앞으로 어떻게 버티겠느냐. 한동안 꽃 소비진작을 위한 캠페인이 진행됐지만 우리같이 소규모 꽃집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여름에는 꽃 소비 요인이 없어서 더 버티기 힘들다. 해서 문을 닫을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면서 고개를 떨궜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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