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원 창극단원 26명
총출동 판소리다섯바탕
선봬 관객 추임새로 호응
단원간 선의대결 질 높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이 매년 선보이는 ‘화룡점정’ 그 세 번째 무대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진행됐다.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찍어 하고자 하는 일의 완성을 의미하는 ‘화룡점정’을 주제로 내세웠다.

어설펐던 첫 해에 비해 지난해에는 비교적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고 올해는 ‘화룡점정’ 주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이다.

이 무대는 국악원 창극단원 26명이 총 출동해 순서대로 판소리 다섯 바탕 연창무대를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평소 창극무대 조연으로만 일관했던 일부 단원들까지 이날 무대에서는 모두 다 주인공이 됐다.

그만큼 무대에 대한 부담감도 크게 작용했고, 첫 해와 두 번째 무대를 마친 일부 단원은 충격에 빠져 소리공부에 매진했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하지만 올해 선보인 무대는 이전에 보여줬던 무대에서 크게 탈피한 모습이다.

단원들은 정해진 시간 15분 내에 자신이 준비한 눈대목을 목청껏 쏟아내며 지난해보다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에 주력했고, 좌석 건너앉기로 인해 많은 수의 관객들이 참여하지 못했으나 무대에 대한 출연자들의 열정을 꺾을수는 없었다.

관객들 역시 추임새를 넣어가며 이들과 함께 호응했고, 코로나로 인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공연이 많은 상황에서 이대로 있을수는 없다는 국악원의 강한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큰 호응을 받아 창극단의 대표 기획공연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올해는 코로나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이날 공연은 조통단 전 단장과 이태근 전 원장까지 공연장을 찾아 출연진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내부에서는 이 공연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 무대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강해지고, 이에 대한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들의 불만은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무대에 대한 부담이 커질수록 오히려 관객들에게는 소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무대로 여길 수 있음도 작용하게 된다.

이런 무대가 바로 공공단체가 걸어야 할 길이며, 공공단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자 신임 창극단장 역시 이 무대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조 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를 해 다소 아쉬운 점은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형식의 공연은 대한민국 어느 단체에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이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단원들이 자기기량을 연습하고 선의적 대결을 통해 시민들에게 여러 바디를 들려줄 수 있는 귀한 기회다”고 평했다.

이어 “힘들고 부담스럽고 심사받는 기분이라 그만하자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소리를 좋아하는 시민들을 위해 계속 진행돼야 한다. 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무대에 대한 뒷말도 무성했다.

‘이만하면 됐으니 그만하자’는 단원들의 볼멘 소리가 지난해에 이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국악원의 고정 레퍼토리로 삼자’는 이야기와 함께 '오디션을 이 무대로 대신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이번 무대가 던진 의미는 매우 무겁게 다가온다.

공공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예술단체가 걸어야 할 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무대, 이런 방식의 접근이기 때문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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