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특별한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등 챙겨야 할 특별한 날이 많은 5월은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되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2020년 우리사회의‘관계’는 안녕할까?매체에서는 하루가 머다 하고 안타까운 학교폭력, 가정폭력 소식이 들려온다.

또, 가장 행복해야 할 우리사회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삶의 만족도가 OECD국가들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무엇이 우리사회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한동안 우리사회는 ‘경제발전’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런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함께’하는 시간을 잃었고 ‘관계’를 잃었다.

그러다보니‘소통의 가치’가 사라졌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사회는 지금 변화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로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됐고, 여가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다보니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우리사회 전반에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놀이’다.교육분야에서도 ‘놀이’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2015년에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이 모여서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렇게‘놀이’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의 전통놀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혼자하는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우리의 전통놀이는 ‘함께’의 가치가 살아있는 놀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찾아가는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몇 년째 이어오고 있는 전통놀이문화지원협의회 강순혁 대표는 “아이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뛰어놀 때 함께 하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거예요” 라고 말한다.

우리의 전통놀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함께하는 법을 배우는 사회성뿐 아니라,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는 놀이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진놀이나 윷놀이 같은 전통놀이를 시켜보면 놀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합의해 방법을 찾고 새로운 룰을 만들어 가기도 하는 놀라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서로 어울리며 방법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사회성과 판단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또 우리의 전통놀이 고누의 예를 들어보면, 고누는 예전에 어른들이 바둑이나 장기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가르치던 전통놀이다.

간단한 법칙안에서도 다양한 묘수를 써야 하는 고누를 하다보면 절로 머리가 발달하게 되고, 창의성이 길러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아이들은 함께 뛰고 노는 우리의 전통놀이보다는 온라인게임에 익숙하고, 전통놀이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전통놀이가 2020년 현재에 맞게 새로운 옷을 입는다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은 많은 가치와 장점을 갖고 있는 우리의 전통놀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확산하기 위해 2019년 6월부터 전통놀이문화 조성·확산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전통놀이 고문헌 조사, 전승실태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현시대에 맞게 전통놀이 콘텐츠들이 재구성되었다.

아이들의 필요를 가장 잘 아는 학교 선생님들이 참여한 학교형콘텐츠(5종)는 승람도, 윷놀이, 투호 등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놀이도구, 교사용지도서 및 워크북, 영상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온라인 전국공모를 거쳐 우리놀이터 마루달이라는 이름을 얻은 전통놀이 문화 전용공간이 전국 최초로 전주한옥마을에 조성된다.

우리놀이터 마루달에서는 한국전통문화전당이 개발한 전통놀이 콘텐츠, 미술이나 국악 등 예술 활동과 결합된 융합 프로그램 뿐 아니라 다양한 전통놀이 프로모션 행사가 운영될 예정이다. 

전주 한옥마을의 새로운 공간 우리놀이터 마루달에서 아이들이 혼자하는 게임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놀며 소통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은주 한국전통문화전당 전통놀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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