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1인 출판사 '샘바다'
이갑상시인 시집 출간 화제

정읍시에 1인 출판사 샘바다(대표, 최은희)가 문을 열면서 첫 책으로 정읍 토박이 이갑상(61) 시인의 시집 '각시다리 연가'를 펴내 화제이다.

이 시집에는 정읍을 배경으로 하는 60편의 시가 실렸는데 정읍의 구수한 입말과 희로애락에 실린 사람살이의 풍경이 정겹다.

정읍의 맛깔스러운 음식과 옛 동네에 얽힌 풍경이 생생하게 되살아 독자들을 추억 속으로 이끈다.

이 시인의 시 각시다리 연가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을 경주이씨 왱이집 며느리로 스카우트한 키 작은 시어머니에게 꼼짝 못하던 이 키 큰 며느리는 자신을 닮아 키가 큰 아들을 남겨두고 조금 일찍 먼 길을 떠나셨다.

 ‘동학제’ 열리는 날이면 일가친척이며 시어머니 고향 창골에서 오신 손님들까지 몇날 며칠을 밥 해먹이고 재워주느라 정작 자신은 칼잠을 자야 하던 어머니, 그러나 친정 가는 날이면 신바람이 나 내달린다.

그 모습이 아들의 눈에는 영락없이 축지법을 쓰는 도사님 도신이다.

시인에게 어머니는 과꽃이다.

애달픈 사연 많은 그 어머니는 마파람으로 흩어져 가셨다.

각시다리 아래로 꽃가마 뒤집혀 물속으로 빠져 들어간 ‘각시다리의 전설’ 속 새색시가 과꽃으로 피었다 마파람으로 흩어진 어머니와 겹쳐지는 건 왜일까?풍류남아 이갑상 시인은 195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정읍시내에서 12년간 초‧중‧고등학교를 다녔고 광주에 있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그의 프로필 중에서 인터넷신문 ‘정읍통문’은 특별하다.

약칭으로 통문이라 불리는 그곳에 각시다리 연가 시편들을 연재하면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이후로 꾸준히 써온 시가 모여 어느덧 100편 가까이 이를 무렵인 지난해 10월 제1회 전국 정읍사랑 시 공모전에서 ‘각시다리 가는 길’로 우수상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했다.

  인텨뷰   정읍에 출판사가 없어 1인 출판사(샘바다)를 차렸다는 최은희 대표는 우리 아들이 다닌 칠보 산골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책을 내고싶어 하셔서 원고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책으로 펴내기 위해 원고를 들고 충청도 홍성 시골까지 먼길을 오갔죠.

정읍이 옛날에는 태인방각본으로 유명한 출판지역입니다.

나무판에 글자를 하나하나 새겨서 책을 만들었던 그 어려운 시기에도 출판문화가 꽃피었던 지역인데 현재는 책을 펴낼 출판사 하나없어 이 고생을 하나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마치 동네에 우물이 없어서 먼 동네로 눈치보며 힘겹게 물동이를 이고 다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는 말이 딱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출판사를 시작했습니다.

우물이 있다면 그 우물에 두레박이 있어 누구든 물을 길어 살리는 일에 쓰인다면 지극히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이야말로 죽어가는 것까지 살리는 생명의 선물이죠.

샘바다 출판사도 그렇게 사람과 동물 식물 문화까지 살리는 샘물로 존재하고 싶습니다.

/정읍=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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