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전년比 15%↓
백화점 에어컨-냉장고 제외
모두 마이너스··· 동네마트
전주比 2배이상 늘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도내 유통업계의 희비 또한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를 주로 이용하던 고객들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후 사용이 가능한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편의점, 중·소형마트 등 동네상점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백화점은 매출 한파에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재난지원금 사용기간이 8월 말까지로,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1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가전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역신장을 기록하며 매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도내 A 대형마트의 경우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뒤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간(5월 13일~현재)보다 15% 정도 역신장했다.

B 대형마트 역시 재난지원금 지급 이전(5월1일~11일)에 5% 미만의 하락세를 이어오다 사용이 시작되면서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마다 주력 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역신장률이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판매율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매출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의 경우 5월 매출이 전년동월보다 0.9% 정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대형생활가전이 55.6% 성장함에 따른 것으로, 통상적으로 매출을 이끌어야 할 여성의류(-13.7%), 잡화(-4.1%), 아동·란제리(-3.9%) 등의 품목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형가전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이례적으로 증가, 나머지 품목은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다는 점이 하락세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형마트와 판매 품목 차이가 없는 SSM의 경우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사정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재난지원금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도내 A 대형마트 관계자는 “워낙 경기가 어려워 가정의 달 특수도 없었다. 그나마 조금 살아나려는 순간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대형마트의 상황은 악화됐다”며 “국민생활 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기존의 고객들도 동네상점으로 발길을 돌리다 보니 신선·가공식품, 의류 등의 품목 타격이 심하다. 대형마트업체 모두 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중소형 슈퍼마켓이나 식자재마트, 편의점 등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상점들은 오랜만에 웃었다.

대형 유통업체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이 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해 발길을 돌리면서 매출이 살아나기 시작, 전주시 효자동 일대 C 슈퍼마켓과 D 식자재마트의 경우 전주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일부 상점은 이를 계기로 단골을 확보하기 위해 쿠폰 발행, 배달 서비스 확대 등에 주력하고 있다.

도내 유통업계는 재난지원금 신청이 마무리되고 사용이 본격화, 사용기간이 8월 말까지인 만큼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대형마트는 한산해진 반면 동네 중·소형슈퍼마켓은 그나마 고객들이 증가한 분위기”라며 “대형마트는 힘들지만 이를 통해 그동안 어려웠던 동네상점은 부분적으로나마 보완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적어도 한 달 이상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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