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문화관, 주문부채 19점
소장작품 41점 10일까지 전시

전북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의 전시가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열린다.

‘2020 기대와 흔적’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선자장 엄재수와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들이 함께 마련해 주문부채 19점, 소장작품 41점을 만날 수 있다.

엄재수 선자장은 이번 전시에서 각 소장자들의 취향과 기호에 맞춘 ‘주문 부채’를 제작했다.

선면 한지의 색깔과 황칠과 향칠의 여부, 속살의 살수와 칠의 색깔, 변죽과 선두의 재료, 부채의 크기, 선추 등 모든 부분을 주문자의 취향에 맞춰 제작했다.

부채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편의와 취향에 맞춘 오직 한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한정판 등의 요소를 담아 부채라는 전통에 현대인의 취향에 맞춤한 새 옷을 입혔다.

또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를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 최준웅, 김동현, 임종길, 정원구, 전성수, 김경주, 홍기영, 인치수, 임병현, 김영우, 심정선의 ‘소장 작품’41점을 소개한다.

접부채는 접어지고 펴지는 편의성으로 언제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다.

접부채를 만드는 데는 많은 공정이 필요하고 모든 부분에 정성이 들어가는 예술작품이지만,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여름에 항시 들고 다니는 생활 용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엄재수 선자장의 소장자들 중에는 많게는 1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도 있다.

그들에게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는 여름의 생활 필수품이다.

마치 우리가 핸드폰을 매일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이번 소장작품 중 선면이 낡은 부채들은 그들이 얼마나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를 항상 들고 다니며 애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선자장 엄재수는 “접부채는 장인의 손에서 80프로를 완성하고 나머지 20프로는 애용자가 완성한다”며 “2-3년 동안 제대로 사용하여 손때를 올리고, 겉모습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안정된 모습으로 변화하며,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자기만의 부채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엄재수 선자장은 소년시절부터 부친인 전북 무형문화재 고 엄주원 선생과 함께 합죽선 작업에 참여하였고, 지난 2012년 전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다.

유물과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부채의 다양한 기법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전주한옥마을 내에 미선공예사와 부채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달 10일까지 만날 수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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