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작가의 초대전이 백희갤러리에서 이달 23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한국적인 배경에 우리에게 늘 친근한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작가의 팝아트는 현실에는 없는 밝고 감각적인 색채를 사용하는 화면을 통해 우울하지 않으며 재미있고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하지만 작품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작가가 왜 그 배경에, 그 캐릭터들을 등장했는지 느낄 수 있다.

작품들은 한국의 근현대가 어떤 외부의 영향에 반응하며 진화해 왔는지 간접화법으로 말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터전이고, 한때 지워버리고 싶었던 모습이었으나 지금까지 그대로 살려두어 그 지역 전체가 큰 이득을 얻을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그곳을 작가는 배경으로 그린다.

북촌의 삼청동과 가회동 한옥마을, 서촌의 오래된 동네, 한남동 재개발 지역 등이 그 곳이다.

우리는 빠르게 발전했고 많이 변했다.

그래서 많은 것을 너무 빨리 잃어버리거나 버리기도 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보이는 것만 버렸을까? 날아가는 존재가 우리의 세상을 보고 상념에 젖어 스쳐가게 되는 그 배경마저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래된 풍경과 함께 공존했던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과 정신도 다 버려진 것은 아닐까?작가는 수 년 전까지 가회동 한옥마을에 한옥을 복원해서 살았다.

그 때 한옥마을을 찾는 젊은이들을 보고 현재 작품들의 첫 구상이 떠올랐다.

새로운 작품 아이디어는 대게 블랙탄 진돗개 미우 와 새벽 산책길 맑은 공기 속에 언뜻 떠오른다.

아이디어를 정리하면 사진을 찍고 이미지의 조각을 수집하고 차용해서 여러 개의 에스키스들을 만든다.

그 중 가장 좋은 결과로 작품을 제작하는데 2-3년에 걸쳐 계속 에스키스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국내외 여러 곳에서 전시를 이어가는 작가 작품의 소재는 전시하는 도시들로 넓혀지고 있고 배경이 자연이나 도시 등 풍경뿐 아니라 동양적 의미들로 가득 찬 초현실적 작품들로도 이어지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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