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괌 등 입국제한조치
거뒀지만 귀국후 자가격리
부담··· 전년비 예약률 100%↓
개점휴업 상태 줄도산 우려

도내 여행업계가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국내·외로 여름휴가를 떠나려는 사람들로 특수를 누려야 할 시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만큼 특수는 고사하고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여름 휴가철이 다가옴에 따라 전라북도관광협회에 등록된 전주지역 내 여행사 가운데 무작위로 10곳을 선택해 확인해 보니 대부분 전년동기간(1일~7일)대비 해외여행 예약률이 100% 감소, 문의 전화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름휴가 성수기에 들어왔지만 예년과 달리 해외여행 패키지 예약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다른 지역의 여행사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이는 생활 방식마저 바꿔놓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그리스, 괌 등 일부 국가들이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거두고 있지만 직장 내에서 해외여행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물론 귀국 후에도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 스스로 해외여행을 기피하고 있는 것.

국제선 항공 노선 운항이 원활하지 않고, 해외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지역이 많다는 점 또한 이유다.

이에 여행업계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예상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막상 이달 들어 해외여행 수요가 없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L 여행사 관계자는 “보통 이 시기면 7~8월을 겨냥한 해외 상품 예약이 늘어야 하지만 올해는 문의 전화조차 없다.

해외여행 수요가 전무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예상은 했지만 막상 맞닥뜨리니 눈앞이 막막하다”면서 하소연했다.

이로 인해 여행사들은 국내 여행상품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일부일 뿐이며 이 역시 위기를 넘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여행 수요가 있더라도 개인·가족단위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여행사 상품을 찾는 일이 드물며, 해외여행업을 전문으로 하던 여행사의 경우 국내 네트워크가 없어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무더위가 극심해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름휴가 계획을 미루거나 축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여행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대형여행사보다 중소 여행사들의 어려움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의 장기화를 의미, 여행업계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생존을 위해 몸집 줄이기를 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는 정부에 휴업·휴직수당을 받아 가며 버티고 있지만 이미 한계치에 달했다”며 “이에 일찌감치 문을 닫은 곳도 있다. 폐업신고조차 번거로운 영세 업체들의 경우 그냥 문을 닫고 휴업에 들어간 만큼 실질적인 폐업률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처럼 위기가 장기화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여행업계의 이런 어려움은 곧 관광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만큼 고사 직전인 여행업계에 대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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