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방심에 대한 대가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태원 발(發) 코로나 19 감염의 여파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한때 0명을 유지하던 코로나 19 신규 일일 확진자 증가세가 파죽지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산발적인 집단 감염은 우리를 조금씩 옥죄어 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지 1달 남짓이 지난 지금, 어쩌면 입 막고 빗장 걸고 창살 없는 코로나 감옥살이가 다시금 시작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이태원 발(發) 집단 감염은 제아무리 견고한 k-방역이라 할지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집단 감염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정상적인 등교가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곳곳에서 생기고 있다.

지난 8일, 일일 확진자 수가 50명이 넘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전 학년 등교를 완료했다.

당초 정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의 성공적 정착을 전제로 등교 계획을 수립 한 바 있다.

그러나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준점 중 하나인 “일일 평균신규 환자 50명 미만”을 넘나드는 작금의 현실은 지속적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방역의 끈을 고쳐매고 방역 고삐를 다시금 다잡아야 한다.

시민들 역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로 정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코로나 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전주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주시의 철저하고 발 빠른 대처로 지난 4월 이래 신규 확진자 수 0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4일 대구 자가격리지 무단 이탈자가 전주에 방문했던 바와 같이, 코로나 불씨의 향방이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태원 발(發) 코로나 사태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우리 방역시스템마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우리 모두는 이태원 발(發) 코로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언제든 코로나 광풍에 휩쓸릴 수 있음을 명심하고 우리 스스로 자제하고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이라고 해서 우리 전주가 영구적인 코로나 안전지대라는 신기루에 현혹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다만, 방역은 단순히 감염병을 막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 못지않게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

코로나 쇼크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이른바 경제적 방역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나날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지역경제 역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실업자는 물론이고 구직포기자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으며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연일 늘고 있다.

경제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지역경제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심리 위축으로 치명타를 입은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다행히도 지급 한 달여 만에 소상공인 체감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상승세다.

지금이라도 지역경제에 다소나마 훈풍이 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에 발맞춰 우리 전주시에서는 코로나 발(發)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해고 없는 도시”상생 선언을 이끌어냈다.

근로자가 코로나 위기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나지 않게 견고한 고용 안전망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코로나 위기는 가히 전대미문의 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우리 삶에 크나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전주의 해고 없는 상생 선언과 같이 서로의 어려움을 보듬어주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간다면 능히 극복하리라고 본다.

바라건대, 코로나 19가 우리 삶의 터전에서 물러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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