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탓 식생활-영상가전
소비↑··· 중국 부품조달차질
세탁청소가전-TV 불만늘어
피해 반복 품목 대책 필요

“텔레비전을 구매한 지 한 달이 넘도록 배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40대 박 모 씨는 올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텔레비전을 180만원에 구매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배송이 되지 않아 참다가 쇼핑몰 측에 문의 전화를 하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부품이 조달이 안 돼서 늦어지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 씨는 상황을 이해, 급하지 않았기에 쇼핑몰 측에서 약속한 날짜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약속한 날에도 배송은 고사하고 전화조차 오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박 씨는 주문을 취소, 환불을 요구했지만 쇼핑몰 측은 기다리라는 말뿐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씨는 “코로나19로 한 달이나 기다려 줬는데 약속을 지키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며 “소비자의 잘못도 아니고 명백히 약속을 안 지킨 업체 측의 잘못임에도 환불까지 안 된다고 어이가 없다”면서 언성을 높였다.

대형가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생활 및 영상가전의 수요가 더욱 급증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불만이 줄지 않고 있다.

특히, 특정 품목에 대한 피해·불만이 반복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 및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가전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피해·불만 건수는 298건으로 2018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70건이 접수됐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냉장고, 전기밥솥 등 식생활 관련 가전에 대한 피해·불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62건)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품목은 세탁 및 청소가전으로 지난해 81건이 접수, 올해는 21건이지만 예년보다 속도가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12건이 접수된 TV 등 영상가전도 비슷한 상황.

대형가전에 대한 수요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등이 더해지면서 소비자 피해·불만도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도내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다른 품목의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대형가전은 전년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피해 유형은 A/S 지연, 계약 해지 및 환불, 반품 및 교환, 배송지연 등으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에서 부품이 제때 들어오지 못해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S 관련된 문제는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데다 가전제품 가운데 공기청정기가 생활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와 관련된 피해·불만 역시 증가, 이에 반복되는 문제나 피해·불만이 급증한 품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식생활 가전에 대한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 더욱이 올해 대형가전의 수요가 급증한 만큼 향후 소비자 피해·불만은 더 늘 수 있다”며 “제조사나 판매업체와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소비자정보센터로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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