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재 사진작가 '월광산수'
21일까지 전통문화전당 전시
신라왕릉-모악산인근저수지
블루의 여명 아름다움 담아

평소 햇빛으로 보던 산수와 경치가 달빛을 품게 되면 초현실적이고 신비롭게 변화된다.

환한 대낮의 평범한 여인네 얼굴이 교교한 달밤이 되면 다른 사람이 된 양 못알아볼 정도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 심연의 공간을 달빛으로 담아낸 이흥재 사진작가의 전시 ‘월광산수’가 11일부터 21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평범함이 비범함으로 변화되는 되듯, 일상의 익숙한 것을 달리 보게 하는 것은 시간이다.

특히 작가는 해가 뜨기 전 30분, 해가 진 후 30분 가량을 자신의 작업시간으로 택했다.

이 때 만날 수 있는 여명의 블루는 매우 신비롭고, 경이로운 색감을 품어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작가의 작품은 다소 어둡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소 볼 수 있는 독특한 블루 색감이 가득 찬 내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신라의 왕릉과 고분 그리고 전북 모악산과 인근 저수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신라 왕릉과 고분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경주국립박물관의 ‘현대를 다시보다’ 기획에 참여하면서 담아온 것이다.

이흥재 작가는 “고분을 찍기 위해선 고분의 주인을 만나야 하는데 이 주인들은 대부분 어두컴컴한 시간에 활동을 하게 된다”며 “그 시간에 맞춰 가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었다. 해가 진 후 10분 여 정도 볼 수 있는 파란 하늘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일한 작업은 전북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신라 왕릉과 고분 대신 모악산과 인근 저수지를 즐겨 찾았다.

비슷한 시간대에 이곳을 찾아 깊지만 표현하기 힘든 색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신라 고분과 전주 모악산이 밤의 공간 속으로 잠겨버렸고, 희미한 블루의 여명 속에는 무덤의 몸체와 산의 덩치가 더듬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홍익대 전영백 교수는 “이흥재의 사진은 밤의 달빛과 새벽의 여명을 자연의 조명 삼아 은밀하고 고요한 풍경을 보여준다. 낮에는 볼 수 없는 은밀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며 “현새이 끝자락에 서 있듯 신비로운 정적감에 젖어 몽환적 초현실을 맞보게 되는데 이는 월광산수의 적요에 빠져든 주체의 내면경이다”고 밝혔다.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및 전주대 대학원 미술학과,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사학과 예술사전공,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이번 전시가 13번째 개인전이다.

신라를 다시 본다(2018.12 국립경주박물관)를 비롯해 다수의 기획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장, JTV 전주방송 객원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무성서원 부원장, JTV 전주방송「전북의 발견」 프로그램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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