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와 사람 - 한인옥 명인 / 한인옥김치 체험관

이화여대식품영양학과 졸업
전주시집와 백기및연구몰두
현대 입맛에 맞는 맛 개발
음식아카데미 운영 등 활발

대한민국 사람에게 김치를 떼어낸 생활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만큼 김치는 우리네 일상 식생활과 매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웰빌 식품을 비롯해 각종 패스트푸드가 우리네 밥상을 점령하고 있지만 김치만은 당당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주한옥마을엔 10년 넘게 오로지 김치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

한인옥김치 체험관을 운영하는 김치 명인 한인옥씨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전주로 시집을 오면서 전주가 제2의 고향이 됐다.

십여 년간 대가족으로 살면서 시할머니, 시어머니로부터 전주음식 특히 김치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됐고, 많은 종류 중 특히 백김치에 애정을 쏟았다.

오랜 동안 산부인과 영양사로 일했던 것이 백김치와 인연이 된 것이다.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산모와 수유부를 위해 백김치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내친김에 전주 고유의 전통적 백김치를 담아 깊은 맛을 연구했고, 현대 사회 변화된 입맛에 맞는 백김치도 개발했다.

” 매운 고추 대신 파프리카를 넣어 아이들이 잘 먹는 김치 개발이 좋은 예다.

여기에 음식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가할수록 맛이 더함을 알게 돼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정성을 쏟아부었다.

10여년 전엔 한옥마을에 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한인옥 김치체험관’을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최상의 재료와 숙련된 손맛을 기본으로 해 한인옥만의 김치가 태어난다.

특히 백김치는 매운맛보다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재료와 방법을 이용해 맛깔스런 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인옥 김치체험관은 단순하게 김치만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김치의 의미와 존재가치 등 김치에 관한 문화를 형성해낸다.

“김치는 한국음식의 최종 완성본이다. 만드는 법도 다양하고 과정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김치담그기는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재가 됐다. 이만큼 김치의 문화적 가치는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제 그 가치에 머물지 말고 실천을 해야 할 때다. 김치에 관한 활발한 공유의 장이 있어야 한다.”

김치 연구와 교육, 김치 소스 개발, 한식의 디자인적 요소 연구, 음식 아카데미 운영, 전주김치요리학교 개최 등이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움직임들이다.

김치 연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막연히 김치를 담는 것에서 벗어나 김치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그 성과를 현 시대에 공유하는 게 현재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그리고 깊이 있는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지만 자신에게 남은 과제와 할 일을 하기 위해 오늘도 그의 양 손은 바쁘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김치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소중하고 귀중하다. 우리의 맛과 멋을 계승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빠른 움직임과 깊이있는 연구자세가 필요하다. 멀지 않은 시기에 나만의 김치세계를 위한 공유의 장을 펼쳐보이고 싶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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