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父 때려 숨지게한 아들
잠든 母 흉기로 찌른 딸 등
2년간 도내 존속범죄 84건
가정폭력 대책 마련 필요

도내에서 친부모를 살해하는 등 폐륜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도내에서 친부모를 살해하는 등 폐륜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전주지검은 둔기로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A씨(55)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6시께 전주시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B씨(87)를 둔기로 폭행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틀 뒤 자택을 찾은 A씨의 형제들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인근 CCTV 등을 토대로 수사에 나서 23일 오후 5시께 양친의 집 인근을 서성이던 피의자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폭행 당시 메모지에 아버지, 어머니의 이름과 사망 시각 등을 적어 범행 도구에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메모에는 ‘상중’(喪中)이라는 한문도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붙잡힌 그는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병과 사건이 검찰에 넘어온 이후에도 입을 열지 않은 채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완주경찰서는 11일 잠든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C씨(22·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전날 오전 7시께 완주군 자택에서 잠든 어머니를 흉기로 2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범행 직후 ‘자신이 어머니를 찔렀다’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했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C씨의 어머니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에 대한 정신질환 병력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는 폐륜범죄가 홧김이나 보험금, 채무에 시달리다 범죄를 저지르는 등 재산을 노렸던 범행이었다면 최근에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가족 구성원간에 관심과 대화를 통해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미연에 차단하는 등의 가족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년간(2018년~2019년) 도내에서 발생한 존속범죄는 84건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존속폭행이 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존속상해 21건, 존속살해 5건, 존속협박 3건, 존속 폭행치사 1건, 존속 체포·감금 1건 등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인륜을 저버리는 패륜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과 가족의 해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인 불평등이 심각해지면서 쌓여만 가는 박탈감을 견디지 못해 가족까지 무참하게 살해하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특히 가정폭력에 의해 존속살해와 폭행과 같은 강력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가정폭력에 대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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