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한달 동네상가 둘러보니

지원금 풀자 매출 살아났다
이달들어 손님발길 뜸해져
상인 반짝효과 그칠까 우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늘자 이제 좀 살아나나 했는데 반짝 효과에 그치려나 봐요. 매출이 다시 내리막길을 걷는 것을 보면 말이죠.”

15일 오전 10시 30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 한 달여를 맞아 전주시 효자동2가 아파트 밀집지역 일대의 청과물, 안경점, 소형 슈퍼마켓 등 상점가를 다시 찾았다.

상점 문을 열고 장사 준비에 분주한 상인들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효과가 있었다’, ‘기대가 너무 컸는지 실망이다’, ‘옆집은 매출이 올랐다는 데 우리는 아니다’라는 등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효과를 봤다는 이들도 재난지원금이 소진에 따른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간 매출이 이달 들어 오르지 않으면서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활용해 단골을 확보하고자 포인트 적립, 쿠폰 등을 발행했던 A 청과물상가 주인은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대형마트 대신 찾아오는 손님들이 꽤 있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서비스도 많이 주고 포인트 적립 덕분에 단골도 제법 생겼다. 하지만 이달 들어 매출 상승세가 처음만 못한 것을 보면 그동안 확보한 단골이 또다시 대형마트로 향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B 슈퍼마켓 주인 역시 “지급받은 재난지원금을 소진해서 그런 건지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는 것 같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점심시간 무렵 들린 전북도청 일대의 음식점 주인들의 이야기도 비슷했다.

대부분 재난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생각보다 금세 잦아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재난지원금 소진 이후 반대급부로 소비심리가 바싹 마를 것을 가장 걱정했다.

2주 전만 해도 가족단위 손님이 늘면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C소고기 전문점 직원은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3배가량 예약이 많다”며 “하지만 예약률이 일주일만 못하다. 2~3주 전에는 예약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으며, 특수 부위의 경우 일찌감치 동이 났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인근의 D 중국집 주인도 “코로나19 사태로 매장 내 손님이 없다가 5월 중순부터 는 것을 보면 확실히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 같아서는 예전으로 돌아가는 거 아닌지 걱정이다. 주변 공공기관의 회식마저 사라지다 보니 손님이 조금만 줄어도 타격인데, 언제쯤이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고 매출 부진을 이어갔던 대형 유통업체의 표정은 이들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여전히 역신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아님에 따라 더욱 가속화됐던 매출 하락세가 최근 들어 점점 느려지고 있기 때문.

더욱이, 대형마트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면서 재난기원금 사용처임에도 효과를 체감하지 보지 못했던 입점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내 D 대형마트 관계자는 “골목상권의 경우 재난지원금 덕을 본 것 같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에 따른 효과는 일시적이지 않겠느냐는 게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만큼 소비심리가 이전보다 더욱 위축돼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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