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부모들이 자식들에 의해 폭행, 협박은 물론 그들에 의해 죽임까지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해 동안 전북지역에서 벌어진 존속범죄는 모두 84건.

이런 패륜범죄는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자식으로부터 폭행당한 건수가 53건으로 가장 많았고, 21명의 부모는 자식에 의해 상해를 입었다.

5명의 부모는 자식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또 3명은 협박을, 1명은 체포·감금을 당하고, 1명은 폭행을 이기지 못하고 후에 숨을 거뒀다.

올해 역시 이런 범죄는 끊이지 않았다.

6·25참전용사로 구순에 가까웠던 한 노인이 지난달 자식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최근 전주지검은 둔기로 80대 아버지를 숨지게 한 혐의로 50대 패륜아들을 구속기소했다.

이 남성은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둔기로 폭행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는 50대 남성의 다른 형제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피의자는 조사결과 아버지를 폭행하던 당시 메모지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 사망시각 등을 적어 범행도구에 붙이는 기이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 11일에는 잠든 어머니를 흉기를 찔러 살해하려 한 20대 여성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설 연휴였던 지난 2월에는 익산의 40대가 아파트에서 60대 노모를 살해해다.

피의자는 어머니가 중국국적 여성과의 결혼을 반대하자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특히 이 피의자는 어머니 시신을 빨래통에 넣어 숨긴 뒤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는 파렴치한 모습까지 보였다.

대법원은 지난 연말 이 남성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인 불평등이 심회되면서 쌓여만 가는 박탈감을 견디지 못해 가족까지 무참하게 살해하는 극단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흔히 부모와 자식 간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와 관계를 천륜(天倫)이라고 일컫는다.

하늘 ‘천’자를 붙인 이유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연(緣)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범죄가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욕을 먹고 비난 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하늘이 맺어준 연을 헌신짝처럼 내던져서 일 것이다.

전통적 의미의 가족 관념의 해체와 이기주의 확산, 최근의 어려운 경제난이 겹치면서 패륜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사회의 근간인 윤리를 세우는 일에 정부는 물론 지역사회 일원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고민해 나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자식이 두렵고, 무서운 부모들의 비애가 하루 빨리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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