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0kg 1만200원 평년비
79%↑-소고기 1만1,951원
전년비 12.8%↑ 9년래 최고
재난지원금 영향 수요 증가

하루가 멀다고 오르는 식탁물가에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봄 이상기후로 일부 과일과 채소류의 공급이 준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소비 진작 정책에 따라 농산물 수요가 급증, 여기에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소고기 등 축산물 수요가 일시에 폭등했기 때문이다.

16일 도내 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초·중·고등학교 등교가 지연되면서 급식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농산물 가격이 이달 들어 오름세로 전환,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배추(상품·10kg) 평균 도매가격(15일 기준)은 평년보다 78.8% 오른 1만200원에 거래, 주부들 사이에서는 현재 ‘金배추’로 까지 불리고 있다.

무(상품·20kg)도 1년 전보다 47.1%, 한 달 전보다 43.0% 오른 1만3천300원으로, 재배면적이 줄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급식수요가 증가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날이 더워지면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상추(청·상품·4kg)는 때 이른 고온현상으로 무름현상이 발생해 상품가치가 떨어지면서 공급량이 감소함에 따라 이달 들어 뚜렷한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1개월 전보다, 일주일 전보다 각각 59.6%, 52.3%씩 오른 1만6천600원.

물김치용으로 자주 찾는 열무(상품·4kg) 역시 평년보다 66.2% 상승함은 물론 일주일 전보다 11.4% 오른 8천800원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덩달아 붉은고추(상품·10kg)도 도매시장에서 6만5천200원에 거래, 한 달 전보다 61.1%나 올랐다.

이외에 양배추, 양파 등도 오름세를 유지함은 물론 무더운 날씨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박 역시 이달 들어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에는 고온, 4월에는 저온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연달아 발생했다는 것이 최근 농산물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며 “여기에 농산물 꾸러미 사업 등 정부의 농산물 소비 진작 대책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 이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적용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부 유통업자가 ‘사재기’에 나서고 있어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파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농산물에 이어 축산물 가격도 식탁물가를 견인하고 있다.

소고기(한우등심·+1등급·100g)는 현재 소매시장에서 1년 전보다 12.8% 오른 1만1천951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들어 오름세가 잦아들고 있지만 2주 전만 해도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외식수요가 줄면서 한동안 주춤거리던 삼겹살(국산 냉장·중품·100g)도 2천355원 판매, 1년 전보다 24.3%, 한 달 전보다 11.4% 오른 가격이다.

이는 정부에서 한 달여 전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억제됐던 외식이 급증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일시에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농축산물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 식탁물가에 들어온 빨간불이 쉽사리 꺼지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올여름 예년보다 폭염 일수가 늘 것이라는 예보 등 기상여건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섯 살배기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이지은 씨는 “채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서 깜짝 놀랐다. 식비에서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이렇게 오르니 부담이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는 오르고,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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