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아동학대에 대한 언론보도가 있었다.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갇힌 채 사망한 9살 남자아이, 감금과 잔혹한 학대 속에서 살기 위하여 가까스로 도망쳐 시민에 의해 구출된 9살 여자아이.

두 아이는 모두 신체적·정서적 보호의 울타리가 되어야 할 가정 안에서 끔찍한 학대를 당했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유기· 방임하는 것(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으로서, 보건복지부의 ‘2018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가해자의 81.4%는 가족이며(그중 76.9%는 부모), 발생 장소의 79%는 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족 내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반복적이며 원가정 보호 원칙(‘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해서 보호할 경우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아동복지법 제4조) 아래 현실적으로 가해자와 분리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완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의 아동이 학대에 노출된 환경에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침해당한 채 성장하게 될 경우 잘못된 정서나 폭력이 학교나 사회로, 혹은 세대 간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에서는 이러한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학대전담경찰관(APO) 제도를 시행하여 각 경찰서 별로 배치하고 있는데, 학대위험대상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나 심리적·신체적 피해를 입은 아동에게 상담소 연결 등의 사후지원업무를 통한 재발방지와 관계기관과 연계하여 위기아동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학대예방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20.6.18.)에 따르면 올해 3~5월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하여 13~21% 감소하였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생활방식이 피해아동과 신고의무자(교사, 의료진, 아동복지시설 직원 등)의 접촉 기회를 감소시킨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두에 언급한 두 아이 역시 비대면 수업방식이 학대의 선제적 발견을 차단한 것이다.
 
하지만 창녕의 아이가 지옥 같았던 울타리를 벗어나 구조되고 참혹한 진상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한 시민 덕분이다.

이웃 간에 거리를 두는 요즘이지만 이번 아동학대 사건들에서 아이들이 주는 메시지를 결코 간과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내 주변을 관심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관찰자가 되길 바란다.
 
아동학대 신고는 112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학대받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해줄 수 있을 것이다.
 
/부안경찰서 서림지구대 순경 김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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