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분 아동문학가 아버지 경험담 소재 동화
그림 김태란작가 민족의 아픈 역사 담아내

전북아동문학회 박예분 회장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그림책 ‘우리 형’을 출간했다.

책은 전쟁 중 군에 간 형과 연락이 끊긴 아이의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내고 있다.

전쟁은 대한민국 사람에게는 결코 자유롭지 못한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책은 전쟁이 남긴 상처가 아파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기에 그 가치와 의미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녹여내고 있다.

이번 그림책은 저자의 아버지가 직접 겪은 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임실군 임실읍 정월리에서 태어난 저자는 한국전쟁 때 겪었던 이야기를 작가로서, 아동문학가로서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임실은 지리산, 회문산, 덕유산을 잇는 노령산맥이 지나는 곳으로 빨치산 투쟁의 주요 근거지였다.

특히 산세가 험한 회문산은 전쟁 당시 좌익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다.

그만큼 민간인 피해가 컸으며, 특히 한국전쟁 전후 임실읍 정월리 음지마을 주민들은 빨치산 토벌작전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집단 사살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림책 ‘우리 형’은 6.25전쟁으로 형을 잃은 아우의 이야기다.

형이 입대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이 터지면서 그만 소식이 끊어지게 된다.

형을 그리워할 새도 없이 참혹한 상황이 이어졌고, 가족들 역시 그 고통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이렇듯 ‘우리 형’은 보통 사람들이 겪은 전쟁의 두려움과 아픔을 그리고 있다.

전쟁은 이렇게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무참히 짓밟고 깊은 상처를 남겼다.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삶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에 두고 온 가족 때문에 슬퍼하는 사람들, 전쟁터에서의 충격으로 늘 알 수 없는 불안 속에 살아가는 사람.

총성은 멈추었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슬픔과 고통은 남아 있다.

저자는 실제 전쟁터에 나간 큰아버지가 아우들과 고향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모습을 가슴 뭉클한 글로 옮겼다.

여기에 그림을 그린 김태란 작가는 선뜻 그 그리움에 동참했다.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으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한 권의 그림책에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6.25전쟁은 한 민족이 서로 총을 겨누었던 가슴 아픈 역사다.

그렇다고 외면하거나 잊어버려서는 안되며,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똑똑히 기억해야 역사다.

저자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전쟁의 아픈 경험과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그림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한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이별과 아픔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고 싶었다.

역사에 기록된 사실로서가 아닌, 우리 이웃이 직접 겪은 생생한 이야기로 말이다.

때문에 가만히 이야기의 맥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역사책 한편에 적힌 짤막한 한 줄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역사를 바로 이해하는 첫걸음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낱낱의 삶을 짚어 보고 공감하는 데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형’은 6.25전쟁을 돌아보고 그 의미와 가치를 새기게 하는 그림책이다.

저자는 “전쟁은 사람들의 목숨을 송두리째 앗아 가고 사랑과 평화를 무참히 짓밟았다”며 “다시는 이 땅에 참혹한 전쟁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머리 숙여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며 이 글을 바친다”고 밝혔다.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작가는 2003년 아동문예문학상과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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