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임종각씨 손자에 소식접한후
두달넘게 참전기록찾기 매달려
임실호국원에 부부합동안장해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할아버지께서도 하늘에서 감사하게 생각할 겁니다”

최근 국민신문고를 통해 육군 35사단 부사관이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국가유공자 등록과 배우자 합동 안장을 발 벗고 도운 사연이 알려졌다.

29일 육군 35사단에 따르면 지난 20일 부안군에 사는 임수진 씨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합동 안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상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미담의 주인공은 35사단 충무연대 이인호 상사.

지난 2014년 김제대대에 근무하고 있던 이 상사는 고 임종각 씨의 손자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총상을 입었고 1960년 사망했지만,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

이 상사는 이후 두 달 넘게 육군기록물 관리단, 익산 보훈지청, 부안 하서면사무소를 샅샅이 뒤져 고인의 한국전쟁 참전 기록을 찾아냈고, 이 자료를 근거로 2014년 4월 보훈지청으로부터 임씨의 국가유공자 등록 통보를 받게 됐다.

국가유공자 등록으로 임씨는 임실호국원에 안장될 수 있었지만, 가족들은 부안에 사는 참전용사의 아내인 김 할머니가 마음에 걸렸다.

고령에 차로 한 시간 넘는 거리를 오가는 게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추후 합동 안장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도 이 상사는 참전용사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인연을 이어오다가 지난 12일 김 할머니가 9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하게 됐다.

이 상사가 미리 개인 휴가까지 써가며 관련 서류와 절차를 준비해놓은 덕에 합동 안장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유족들은 선산에 묻혀 있던 임씨의 유해를 개장해 김 할머니의 장례를 마친 뒤, 곧바로 임실호국원에 합동 안장했다.

손녀인 임수진 씨는 “상중에 경황이 없었는데 이 상사님 덕에 합동 안장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며 “정말 고마운 분을 알리고 싶어서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 상사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선배 전우님들께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임실호국원에 두 분을 함께 모시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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