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플라스틱 컵 금지했지만
코로나 확산에 일시적 허용돼
커피숍-배달업체 일회용 사용
배이상 늘어 쓰레기 골칫거리

30일 오후 1시께 전주시 혁신도시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

내부에는 근처 공공기관 직원 등 점심식사를 마친 손님들로 가득했다.

직원은 손님들이 주문한 음료를 1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아 건넸다.

손님들은 대부분 머그컵을 사용하겠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커피숍 내부에 앉아있는 손님들의 테이블에도 대부분 1회용 플라스틱 컵이 놓여 있었다.

건물 뒤편에는 커피숍에서 나온 걸로 보이는 플라스틱 컵이 담긴 마대자루가 2개나 있었다.

비슷한 시각 근처 밀크 티 전문점.

기자가 자동주문기로 매장에서 식사를 누르고 주문했음에도 직원은 1회용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건넸다.

취업 준비 공부를 위해 커피숍 등을 자주 찾는 대학생 정모씨(23.여)는 “최근 일회용 컵 사용량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카페마다 테이크아웃 여부와 상관없이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주기 때문이다.

정씨는 “매장 안에서 마실 때도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주니 코로나19 이전보다 일회용 컵을 배 가까이 더 사용한다”고 말했다.

슬쩍 카페 내부에 마련된 쓰레기통을 살펴보니 1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차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면서, 플라스틱 용기 등 1회 용품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감염우려로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이에 따라 환경보호를 위한 1회 용품 사용금지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

환경부는 2018년 8월 1일부터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소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환경부는 지난 2월 일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을 모든 지역으로 확대해 지자체별로 각각의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면서 식당·커피숍 등 식품접객소는 일시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소비자들이 많은 사람이 밀집한 장소를 기피함에 따라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점도 문제다.

자연스럽게 배달 서비스 이용 증가로 이어짐에 따라 일회용품 쓰레기 처리가 골칫거리로 남았다.

배달음식 대부분이 플라스틱 등 일회용 포장용기에 담겨오는 것을 고려할 때 일회용품 사용량이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환경미화원이 가져오는 일회용 쓰레기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며 “개인 텀블러 사용 권유 등 코로나 사태 종식 이후 일회용품 사용을 다시 줄이기 위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말 감염을 우려해 불가피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할 경우, 사용 후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생기준이 높아지면서 일회용품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사용 또한 늘어났다”며 “다회용기에 대한 위생기준을 강화하고,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편리성을 높이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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