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금 시인 세번째 시집 '바람의 체온'
자연-사물-어린시절 추억등 시에 담아

배순금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바람의 체온’이 출간됐다.

시인은 자연의 여러 사물들, 평범한 인간들이 이야기, 어린 시절 추억 등을 시적대상으로 삼고 있다.

흔히 말하는 장엄하고 거창한 것과는 한참 거리가 먼 것들이다.

하지만 실상 이런 작게 보이는 것들이 우리에게 쉽고 가깝게 다가와 끊임없이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인은 잔잔한 감동으로 독자의 가슴을 두드리는 삶의 가치를 표방하고 있다.

이번 시집도 마찬가지다.

시인은 소박한 서사와 더불어 작품에 내재돼 있는 강한 느낌으로 독자에게 어필하는 시문학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시집은 1부 발자국의 노래, 2부 나무 한 그루, 3부 라이더들, 4부 붉은 뒷모습, 5부 참치 사냥 등으로 구성됐다.

시집을 펼치면 우선 소박한 감정의 언어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묘사되는 지 알 수 있다.

시인은 모국어들이 문장 속에서 다른 수식어와 부사어를 만나며 얼마나 풍요로운 문학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지 보여준다.

장터를 묘사한 시에는 ‘양푼국수’, ‘품바’, ‘가락’, ‘엿장수 가위소리’ 등 지금은 사라지거나 잊혀가는 정겨운 말들이 쉽게 눈에 띈다.

이런 단어들이 환기하는 독특한 정서는 독자기 이 시를 수용함에 있어 결정적인 친화력으로 작용한다.

모두가 우리의 삶에 밀착된 기본어휘로 우리의 의식 심층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말들이다.

이런 언어는 미묘하면서도 거역할 수 없는 독특한 정서를 환기시키고 촉발시킨다.

이런 기초어휘들은 추상적 관념어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강한 호소력이 있으며, 이 호소력은 우리 가슴에 깊게 파고들게 된다.

호병탁 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게재된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특별한 수사적 장치나 문학적 기법은 별로 견인하고 있지 않다.

그저 평범한 주위의 자연물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이는대로 토로하고 있다.

때문에 작품들에게는 시인의 단순하고 순박한 어법이 그대로 드러난다”며 “별 수사도 없이 독자의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그것은 독자와 협상에 성공한 셈이다.

시인의 작품이 그러하며, 앞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글이 계속될 것임을 믿는다”고 평했다.

시인은 “영혼을 일깨우는 나의 일상, 가슴 속을 온전히 터서 내보이는 시간은 언제나 홀로 있는 고독 울타리 안이라야 사유와 힐링의 시간으로 이어진다”며 “부디 아픈 가슴 어루만져 상처받은 이들에게 위로와 회복을 다독이는 에너지로 스며드길 바란다”고 말했다.

1991년 한국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교원문학회, 전북여류문학회 등에서 활동했으며, 전북여류문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장, 전북시인협회지역위원장, 지초문예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 마한문학상, 국무총리상,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고, 시집으로는 ‘사각지대’, ‘보리수 잎 반지’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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