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압승해야 李 대세론 탄력
당권-재보선-대선 경선 승리
3관문 넘어야 차기대선문 열려

김부겸 대구서 국회의원 당선
지역장벽 도전 높은평가 받아

李 8·29 전대 성과 못거두면
대세론 흔들 정세균 부상해

丁 당대표 지내며 당안팎 탄탄
전현직 50~60명 SK계 분류
전대 정세균계 선택이 변수로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정가의 관심은 ‘이낙연-정세균’으로 집중되고 있다.

오는 2022 대선을 앞두고 이낙연 대세론이 정치권에 상당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세균 대안론도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두 인사의 친노-친문과의 관계 및 당내 정치 역학 구도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8월 전당대회 및 2022년 대권 경쟁 구도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들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정세균 총리의 경우 코로나19 방역에 전념을 쏟고 있다는 점에서 정세균 그룹, 즉 SK계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와 전당대회 이후 '이낙연-정세균'의 미래를 미리 예상해 본다.
/편집자주


 

/8.29 전당대회 이낙연 대세론 가나/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당권 경쟁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양자 대결이다.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의원 등 당권 경쟁이 예상됐던 이들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의 불출마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당의 안정적 운영 그리고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것으로 집약된다.

일각에선 차기 대선의 유력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상처’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8월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이낙연 대세론이 이어지느냐다.

과거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등 원외 활동을 통해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세가 강했지만 이제 당내 경선이라는 시험대에 정식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세론이 유지되려면 8월 전당대회에서 큰 격차로 대표로 선출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당내 현역 의원들이 모이게 되고 차기 대선의 후보 경선까지 특별한 난관은 없을 것이다.

이낙연 대세론의 기본 틀은 8월 전당대회 당권 압승, 2021 재보선 승리, 2022 대선 후보 경선 승리 등 3가지다.

이들 3개의 관문을 모두 압도적 격차로 넘어서야 차기 대선의 문이 열리게 된다.

이낙연 대세론이 확고히 자리 잡으려면 우선 전당대회 압승이 선결과제다.

하지만 이 의원과 양자 대결을 필치는 김부겸 전 장관의 위력도 만만찮다.

김 전 장관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대선 승리 방식과 일치한다.

즉 노무현, 문재인 등 전현직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호남의 지지를 받는 영남권 후보’다.

물론 이낙연 의원은 그 반대 쪽이다.

이 의원은 ‘영남의 지지를 받는 호남권 후보’다.

대구 출신의 김부겸 전 장관은 지난 4월에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 전 장관은 대구에서 대구초, 대구중, 경북고를 나온 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전형적인 TK(대구경북) 인사다.

TK 출신의 유력 정치인들이 대부분 ‘보수정당’에서 활동하는 것과 달리 김 전 장관은 정계 입문 때부터 ‘진보’ 정치권에서 활동했다.

민주당 부대변인, 당무기획실 부실장을 거쳐 민주당 수석대변인 등 정당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히 2000년의 16대 국회의원 총선을 시작으로 17대, 18대 국회의원을 경기 군포시에서 선출됐다.

군포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이른바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기반이 좋은 곳이다.

그러나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고 이 곳에서 4선으로 당선되는 역사를 남겼다.

지난 4월의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선 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에게 패했지만, 보수 정당의 본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계속 출마해 지역장벽 깨기에 도전한 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으로 내려가 지역장벽 타파에 도전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김 전 장관이 이번 8월 전당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는 이낙연 대세론과 함께 초미의 관심사다.

김 전 장관도 사실상 이번에 정치승부를 거는 셈이어서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김 전 장관은 9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차기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대선 승리에 대한 확실한 길을 알고 있다. 영남 300만표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750만명이 영남에서 투표했다. 그중 40%를 제가 얻어오겠다. 대구 시장 선거에서 졌을 때도 저는 40%를 얻었다”면서 “그래서 자신 있다. 당 대표가 되면 대선까지 1년 6개월 동안 영남에서 정당 지지율 40%를 만들어 5년 재집권을 이루고, 100년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대세론 꺾이면 정세균 대안론/

김부겸 전 장관의 이런 배경과 이력 때문에 이낙연 의원도 8.29 전당대회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대세론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번 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의원이 압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전대에서 최고치의 성적을 올려야 당내 세력을 확고히 구축하는 기반이 만들어진다.

당내 지지세가 확고해야 내년 2021년 재보선에서도 힘을 받게 되고 2022 대선 후보 경선까지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다.

8월 전당대회가 이낙연 대세론을 유지하는 핵심 선거인 셈이다.

이낙연 대세론이 이번 전대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정세균 대안론이 급부상할 것이다.

정세균 총리는 6선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지냈고, 기업인 출신으로 소통은 물론 중재 그리고 비지니스 마인드까지 골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낙연 의원이 한 때 노무현 대통령과 악연이 있었던 것과 달리 정 총리는 노무현-문재인 측근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

SK를 범친노-범친문으로 부르는 이유다.

특히 정 총리는 당 대표를 지내면서 당 안팎에 SK계를 탄탄하게 형성해 놓았다.

쟁쟁한 현역 의원들과 청와대 출신 중에 SK계가 상당수 자리하고 있다.

당내에선 “민주당으로만 좁혀 봐도 전현직 의원 50~60명 정도를 SK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정도로 탄탄한 조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대에서 SK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하다.

정가 일각에선 김부겸-정세균 시나리오가 흘러나온 적 있다.

김부겸 전 장관이 당권을 잡고 SK가 차기 대권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대해선 양 측 모두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전당대회에선 다시 한번 김부겸-정세균 시나리오가 회자될 수 있다.

실제로 이낙연 의원이 전대 이후 대선으로 직행하는 것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정 총리 그룹이 이번 전대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SK계가 움직이면 당권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주게 된다.

이 의원을 지지하든 또는 김 전 장관을 암묵적으로 지원하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은 정세균 계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상진 정치평론가는 “민심은 이낙연, 당심은 정세균 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그만큼 이 의원이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방증한다”면서 “당내 기반이 약한 사람이 결국 후보도 되지 못한 사례가 고건 전 총리다. 결국 당내 최대 계보 수장인 정세균 총리 계보의 선택이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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