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평균가격 kg당 1,062원등
전년과 비슷··· 냉동비축물량↑
삼계탕-닭백숙 1만5천원 선
시민들 "사먹기 부담스러워"

‘삼복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도 닭고기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삼계탕·닭백숙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보통 이 맘 때면 닭고기 소비가 급증해 육계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복 특수시즌’이라고 부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급 불안정으로 닭고기 가격이 예년보다 낮게 형성된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삼계탕·백숙 가격은 인건비와 부재료비 등 제반비용 상승을 이유로 슬그머니 오르고 있는 상황.

12일 축산물품질평가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6월 생계유통 평균가격은 ㎏당 대닭(1.6kg) 1천62원, 중닭(1.4kg 이상~1.6kg 미만) 1천32원, 소닭(1.4kg 미만) 1천500원이다.

물론 전달보다는 각각 235원, 132원, 442원 정도 상승,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소닭 이외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년 같으면 6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7월에 가격이 급등하지만, 지난해 공급물량이 늘면서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닭고기 가격은 보통, 연말연시에 올랐다가 봄철 하강곡선을 그린 후 5월 말부터 6월 초쯤 다시 치솟으면서 초복과 중복 사이에 정점에 달한다.

이때가 연중 최고 성수기로, 복날 삼계탕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휴가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치킨 수요 역시 증가하기 때문.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하강곡선의 속도만 조금 더뎌졌을 뿐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현재 육계업계의 속앓이는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로 닭고기 소비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 입식을 늘림에 따른 것이지만 올해는 공급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급식, 외식업체 등 전반적으로 B2B 수요가 급감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농업관측본부는 7월 전체 도계마릿수는 1억1천498마리로 평년보다는 4.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전년동월대비 도계마릿수가 3.3% 줄었지만 그동안 과잉공급으로 닭고기 냉동 비축물량이 크게 증가한 만큼 평년보다는 약보합세를 유지, 지난해와도 가격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기준 닭고기 냉동 비축 물량은 1천707만 마리로 전년(803만 마리)보다 112.7%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가격 하락세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다시 말해 육계업계의 우려대로 올해도 ‘복경기’ 실종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닭고기 가격 약보합세와는 달리 삼계탕과 닭백숙 가격은 올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주지역 음식점 5곳의 삼계탕 가격은 보통 1만3천원~1만5천원선을 유지, 모두 1년 전보다 1~2천원가량 인상했으며, 전복과 한약재를 넣은 삼계탕의 경우 2만원대로 파악됐다.

닭백숙은 천차만별인 가운데 해산물을 넣은 ‘해신탕’이라는 메뉴는 18만원~25만원을 받고 있다.

이들 음식점 주인들은 “주재료인 닭고기 산지가격이 내려도 인건비와 임대료, 부재료 등은 해마다 오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장인 오 모 씨는 “연일 닭고기 가격이 너무 하락해 소비촉진 운동 소식이 들리던데 막상 음식점에 가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임대료도 올리지 않고 있다는 데 너무 비싼 것 같다”며 “직장인들도 주머니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비싸면 더 안 사 먹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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