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에서는 올 하반기 마을버스 도입을 앞두고 있다.

마을버스를 도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환승의 문제이다.

기존에는 한 번에 목적지까지 갔던 것을 마을버스가 도입되면서 환승을 해야만 한다.

환승을 해야만 한다는 사안만 놓고 보면 마을버스가 도입되는 지역의 시민들은 반대할 수밖에 없고 아무리 대의적 명분이 있는 정책이라 할지라도 시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추진하는 정책이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전주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마을버스 도입지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접근성 향상이다.

마을버스 도입지역은 대부분 농촌지역이다 보니 어르신들이 주로 버스를 이용하신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기존 버스정류장까지 몇 백 미터를 걸어서 이동하셔야 했다.

마을버스는 기존 시내버스보다 소형이기 때문에 대부분 마을회관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마을버스 도입으로 많은 마을에서 접근성이 매우 향상 된다.

둘째 주요 거점까지 운행이다.

농촌마을 어르신들은 주로 전통시장을 이용하신다.

즉 마을버스 종점지는 간선버스의 종점지가 아니라 시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환승을 최소화 할 수 있고 환승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농촌마을 일부 어르신들은 잉여농산물을 시장에 나가 판매하시면서 생활비를 충당한다.

이러한 분들에게 짐을 들고 환승하라고 하는 것은 생활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셋째 500원 요금이다.

시장의 논리라면 마을버스 요금은 높아야 한다.

시내버스에 비해 소수의 시민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1인당 비용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주 마을버스 요금은 500원으로 1,300원 시내버스 요금의 약 1/3에 불과 하다.

마을버스 도입지역은 상대적으로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

팔달로는 1~2분에 한 대씩 버스가 운행되지만 마을버스는 평균 60분에 한 대씩 운행된다.

팔달로에 거주하는 시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통 환경을 놓여있기에 작지만 요금을 통해서라도 보완을 해야만 한다.

넷째 공영제 도입이다.

마을버스는 전주시에서 직접 운행한다.

적자가 분명하고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운행형태를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마을버스 요금을 500원으로 할 수 있는 것도 공영제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교통은 분명 공학이다.

하지만 세상은 공학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전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간선제 노선개편을 추진함에 있어 공학적인 분석과 대안도 필요하지만 공학에서 담지 못하는 감성적인 부분이 함께해야만 노선개편이 성공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 마을버스 도입을 찬성하는 편이다.

하지만 마을버스 도입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불편해지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다수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소수의 시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노력할 때 시민들은 불편함을 감내하고 지간선제 노선개편을 이해할 것이다.

/엄성복 전주시 버스정책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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