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새 패러다임 제시
문화생활 영위-각종 행사 취소
예술인-단체 활동기회 위해 제공
도내 온라인공연 4월에서야 선봬
도립국악원 유튜브 채널 개설
조회수 4만건 돌파 7분이상 조회
소리문화전당 '소리아트티비'
온라인 콘서트 완성도 높아 호평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개막 등

포스트코로나 보다 현상황 시급
온라인공연 영상 질-완성도 문제
영상물 대부분 기록 차원 수준
시청자 입장 수준 낮은 영상에
따분-지루 20분이상 집중 힘들어
현장감 한계-저작권 시비 과제
완성도 높은 작품 유통망 통해
수익구조 만들어야 지속성 유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생태계가 변화되고 있다.

공연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언택트, 랜선,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용어들이 혼재하면서 온라인 공연이 우리 삶 깊숙이 파고 든 것이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7개월이 넘었음에도 진정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침범하고 있는 것이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조심스럽던 공연계도 침묵에서 벗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 방식 대신 온라인 공연을 선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사회가 집합금지 명령이 떨어질 정도로 위중한 상황에 관객과 함께 하는 오프라인 공연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온라인 공연은 멈춰버린 공연계 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일 뿐 더러 공연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묘안이 없는 상황이라, 국내 대다수 문화예술계는 온라인 공연을 새로운 트랜드로 받아들이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기존 공연의 보완적 역할에 그치는 온라인 공연을 마치 대체 역할로 착각하면서 열중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현 시점에서는 온라인 공연에 대한 몰입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공연 형태를 제시해야 필요성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편집자주





# 온라인 공연의 의미

코로나19의 확산은 대한민국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이동이 제한적인 상황이 되자 비대면 공연의 일환으로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된 것이다.

공연단체들은 기존엔 자료보관 차원에서 영상을 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람을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게 됐고, 문화향유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하게 됐다.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에게 온라인 문화 콘텐츠를 강화해 ‘몸은 멀지만 공연은 가깝게’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기획공연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문화생활 감소 문제 해소와 문화예술 행사 취소나 연기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공연단체와 예술인에게 활동기회를 위해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이런 현상은 단순하게 온라인 공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예술인 후원까지 온라인에서 활성화되면서 문화 생태계의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

특히 대안으로 떠오른 유튜브를 활용한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매체 기술 환경과 융합하고 적응하는 현상 중 하나로, 예술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많은 없는 게 사실이다.

 

# 전북의 온라인 공연

예향의 고장 전북이라 칭하고 있지만 전북 내에서 온라인 공연의 시작은 늦은 감이 있다는 평이다.

타 지역은 올해 초부터 온라인 공연에 무게중심을 뒀지만 전북은 4월이 돼서야 움직임을 보였다.

국립무형유산원과 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이 온라인공연 포문을 연데 이어 군산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은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 공연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북도립국악원은 유튜브 국악 채널 ‘전북도립국악원 국악! 똑똑! TV’을 지난 4월 29일 개국했다.

이 온라인 방송은 국악원 역대 주요 공연 중 우수작품을 선정, 동영상 화질보전과 장막 분할작업을 거쳐 매주 수요일 무료 공개한다.

시청방법은 국악원 홈페이지에 링크된 주소로 접속하거나 유튜브 등 포털사이트에서 ‘전북도립국악원 TV’ 또는 ‘국악 똑똑 TV’를 검색하면 된다.

국악원은 온라인 공연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높은 조회수로 일상적 공연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찾았다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현재 조회수는 4만1,000여건을 넘었고, 4월 시험 방송 이후 평균당 7분 이상 조회시간을 나타냈다.

국악원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공연이 사장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온라인이 국악저변확대에 기회가 됐다. 그럼에도 코로나가 하루 빨리 종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역시 온라인공연에 팔을 걷고 나섰다.

대관 및 기회공연 자체가 힘들어지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천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리전당 역시 새로운 온라인 공연 문화에 동참한 것이다.

소리전당은 유튜브 Sori Arts TV를 통해 온라인 중계 ‘파이팅 콘서트’ 동영상을 공개한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총3팀이 출연해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고, 공연에 목말라했던 관객들의 갈증을 해결하고 있다.

소리전당의 공연 영상물은 작품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조명이나 무대는 전당의 자체 인력을 활용하고 영상만 외부인력으로 충원했다.

온라인 공연을 전제조건으로 제작한 영상이라 영상미가 뛰어나 좋은 호응을 받았다.

소리전당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자체예산을 들여 제작을 했고, 앞으로는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협조 방안을 강구중이다”며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내년도 사업계획에 온라인 공연을 정기적으로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정읍시립예술단도 정읍시 공식 유튜브 채널 ‘정읍 See’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중이다.

또 라이브 생방송 외에도 지역 케이블 방송을 통해 전파를 내보내고 있다.

이밖에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도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중계로 관객을 찾고 있으며, 국립민속국악원도 ‘이야기가 있는 판소리-담판’ 프로그램을 카카오톡 채널 및 네이버 포스트에서 공연의 내용을 만날 수 있으며,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음원 감상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계속 추진 중이다.

온라인 공연은 아니지만 전주국제영화제도 온라인 방식을 선택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자체를 심각하게 검토하기도 했다.

결국 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상영 및 심사 상영, 장기 상영회 등 평소 볼 수 없는 형태로 진행됐다.

때문에 지난 5월 열린 영화제 개막식도 영화제 관계자 및 심사위원, 경쟁작 감독 등 9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소규모로 마련됐다.

또 영화제는 당초에 온라인 상영과 함께 6월 9일부터 장기상영회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기미가 잠잠해지지 않자 이달 말로 연기했다.

온라인 상영을 통해 평소 영화제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진행된 것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온라인 상영을 해보니 관객수가 7,000여건에 달했다. 평소 7만 관객에 비하면 미비할 수 있지만 독립영화장르를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며 “관객과 만남 자리를 가져야 하는데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평했다.

 

# 보완재와 대체재 사이 

예술인들의 작품활동을 담은 영상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쏟아지면서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공연계에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코로나로 공연을 열지 못하자 랜선을 통한 스트리밍 공연이 하나 둘 시작됐고, 전국적인 현상으로 퍼지고 있다.

온라인 공연은 나름의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도민들을 응원하고, 공연취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예술인들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공연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예술인들에게 공연료와 홍보를 위한 공연영상 제작 지원을 통해 십시일반이란 차원도 한 몫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포스트 코로나다.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 상황을 미리 예견해 대비하자는 것이다.

문화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가 포스트 코로나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언급하기 앞서 현 상황을 먼저 진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말 그대로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를 뜻하며, 현재로서는 불행스럽게 코로나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진정될 때가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현 상황보다는 이후 상황을 고민하는 것은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공연계도 마찬가지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퍼져나오고 있지만 현 상황을 진단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현재로서는 공연장 문을 열지 못하자 온라인 공연만으로 시간을 떼우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공연이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가.

이 문제에 대해선 관련 종사자들의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온라인 공연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영상의 질 등 작품의 완성도다.

일부 공연단체는 온라인 상영을 목적으로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지만 일부에 제한되고 있다.

온라인 상영을 전제조건으로 제작한 영상은 일정 기준 이상의 품질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영상물은 기존에 사용했던 ‘기록’ 차원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대 또는 2대 카메라가 정면에 배치된 채 ‘영상의 미학’을 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기록되고, 무차별적으로 온라인에 배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영상을 접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따분하기 그지없게 된다.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온라인 공연물을 접한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20분 이상 집중하기 힘들다’란 답이 나오기도 했다.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영상품질이 제공되지 못한 탓이다.

같은 맥락에서 온라인 공연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대형스피커와 대형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이 안방으로 들어오면서 대폭 축소된다.

공연장의 현장을 제대로 느끼려면 안방이 비슷한 환경이 설치돼야 하지만 이 또한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즉 관객들은 현장에 가지 않아도 공연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현장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관람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저작권도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

보관하기 위해 기존에 촬영했던 공연물을 대책없이 온라인에 공개하면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촬영 당시 온라인에 공개하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기존 영상물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속적 온라인공연을 위해선 수익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한 유통망 등 기존과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수익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고, 이런 상황에 민간공연단체나 소규모 제작사는 지속적인 영상물을 만들기 힘든 게 현실이다.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보완재 역할을 그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공연계 대다수는 보완재 역할에 머물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돼 예전과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해도 온라인 공연에 대한 관심을 다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현재 온라인공연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연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영상촬영인력이나 데이터 축적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다수 공연단체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낯선 환경에 아직은 익숙치 못한 태도다.

올해 처음 온라인 상영을 시도했던 영화제 관계자는 “온라인 상영을 미리 예상했다면 다양한 쌍방향 시스템을 구축했을 텐데 아쉽다. 다만 온라인 상영은 오프라인 상영의 대체가 아니라 보완의 성격이 강하다”며 “그럼에도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딱 부러지는 해답을 제시하기 어렵다. 내년에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리전당 관계자는 “영상미가 뛰어나다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현장의 열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단점을 느꼈다”며 “관객 거리두기 외에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공연을 선택했지만 해결책이 아님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전북도립국악원은 온라인 공연과 오프라인 공연을 병행할 계획이다.

공연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코로나 위험도가 높아지면 온라인에 치중하고, 위험도가 낮아지면 현장공연에 매진해 두 마리 토끼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국악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기록차원에서 공연을 녹화했다면 이번에는 온라인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하고 있다. 촬영방식이나 콘티 제작 등 공연을 직접 보는 느낌을 가미하려 한다”며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아직 초창기라 서툰 감이 있지만 이 또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