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10년 걸쳐 전곡 우리말 수록 진행
독일어 노랫말뜻 알아야 원곡 참맛 알아
리트 독창곡 등 슈베르트 작곡 총망라

슈베르트 아름다운 가곡을 전곡 우리말로 수록한 ‘슈베르트 가곡전집’이 발간됐다.

이번 책을 펴낸 김설지는 슈베르트를 향한 순수한 애정을 바탕으로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손수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평소 독일 가곡을 좋아했던 김설지는 뜻을 알지 못한 채 가곡을 들을 경우 원곡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고 판단해 직접 슈베르트 가곡을 우리말로 옮기기 시작했다.

자신이 소장한 음반 속지의 독일어 노랫말을 우리말로 꼼꼼히 옮겨 독한대역으로 엮은 뒤, 성악전공자나 독일 가곡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독한대역본을 사전처럼 알파벳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더욱 유익하다고 생각하여, 책으로 펴내기에 이르렀다.

그에 따르면 우리말 내용을 파악한 뒤, 독일어를 따라 내려가며 듣다 보면 그 의미가 한결 뚜렷하게 파악되므로 왜 어떤 대목에서는 격렬한 감정을 드러내고, 또 다른 대목에서는 서정적으로, 또는 사랑스럽게 부르게 되는지를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거기에 피아노 반주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풍경까지도 가곡(시)의 내용을 알면 한결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책은 리트(Lied)라고 부르는 피아노 반주의 독창곡뿐 아니라, 다른 악기를 곁들인 독창곡, 중창곡, 합창곡, 반주가 없는 아카펠라, 오페라 아리아, 극부수 음악, 종교 음악 심지어 한 줄짜리 카논까지 슈베르트가 작곡한 가사 붙은 음악이 총망라됐다.

여기에 슈베르트가 작곡하다 만 것을 그의 형인 페르디난트라든가, 후대의 다른 작곡가가 완성한 가곡들도 빠짐없이 실었다.

이리하여 거의 800곡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마침내 세상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원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참고문헌에서 읽고 요약한 주석도 꼼꼼히 달아 놓았으며, 특히 말미에는 ‘문학작품에 수록된 시에 붙인 가곡’편을 내용 흐름에 맞도록 따로 편집해 실었으므로, 알파벳순 검색은 물론, 내용 위주의 검색이 모두 가능하다.

더욱이 부록으로 가사를 쓴 시인들의 시 제목을 분류한 ‘시인별 가곡모음’과 ‘작곡연도별 분류’도 수록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슈베르트 가곡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라 할 수 있다.

슈베르트는 잘 알려진 데로 오스트리아의 초기 독일낭만파의 대표적 작곡가로 '가곡의 왕'으로 불린다.

서른한 살의 짧은 생애 동안 600곡이 넘는 가곡을 남겼으며, 특히 리트란 단독장르로 불릴 만큼 예술적 가곡을 선보였다.

슈베르트 이전 가곡은 1절부터 2, 3, 4절이 가사만 바뀔 뿐 모두 같은 선율로 된 유절형식을 띠었다.

슈베르트도 유절가곡이 있지만 그는 독일 가곡 최초로 통절형식을 선보이면서 가곡 형식의 신기원을 이뤘다.

특히 피아노반주는 과거 작곡가처럼 노래의 부수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피아노만으로도 독립할 수 있는 성악가와 반주자가 일체가 되는 음악을 선보였다.

때문에 슈베르트의 가곡은 시를 바탕으로 한 가사와 그것의 표현을 극대화하는 선율 그리고 피아노가 삼위일체가 돼 기존 가곡과는 전혀 다른 리트란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책을 옮겨 엮은 김설지는 전주 출생으로 전주여고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서울 덕성여고에서 교편을 잡았고, 이후 강원도 화천에서 고전음악을 즐기며 전원생활을 누리고 있다.

2010년 한국 슈베르트가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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