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2터널 차량 연쇄 충돌 사고는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대로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로 결론 났다.

당초 경찰은 운전자 총 12명이 사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입건했지만 이 사고로 사망했거나, 물적 피해만 낸 6명은 각각 공소권 없음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입장이다.

22일 남원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트레일러 운전자 A씨 등 2명은 지난 2월17일 최초 추돌사고를 일으키고도 신고하지 않는 등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트럭 운전자 B씨 등 4명은 안전거리 미확보 등의 이유로 연쇄추돌 사고를 일으켜 운전자를 사망‧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터널 입구 약 100m지점에서 차량 32대가 잇달아 추돌하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3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가 났다.

운전자들은 밤새 내린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차를 몰고 최소한의 안전거리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사고 당시인 지난 2월 사매2터널 인근 적설량은 5.6㎝, 기온은 영하 2.8도.

순천∼완주 고속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노면이 꽁꽁 언 상태였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도로교통법상 폭우.폭설.안개 등으로 가시거리가 현저하게 줄어들거나 눈이 쌓여 노면이 얼어붙은 경우, 규정 속도의 절반으로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충돌한 32대 차량 중 11대는 제한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전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설 작업을 했음에도 운전자들이 워낙 빠른 속도로 달린 탓에 연쇄 충돌로 이어졌다고 한다.

운전자들은 충돌을 막기 위한 안전거리도 지키지 않았다.

도로공사가 제공한 CCTV를 보면 터널에 진입한 일부 차량은 앞차와 거리를 거의 벌리지 않고 다닥다닥 붙은 상태로 운전했다.

운전자의 의무인 전방주시조차 소홀히 해 앞차들이 줄줄이 충돌했음에도 제때 차량을 멈추지 못하고 사고 차들과 뒤엉킨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감속규정 미이행, 안전거리 미준수,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자의 부주의가 42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사매2터널 사건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조금만 속도를 줄였더라면, 앞 차와의 거리를 조금만 벌렸더라면, 전방의 차량만 제대로 주시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운전자의 부주의자 부른 사매2터널의 사고를 운전자들은 잊지 말고, 반드시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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