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을 공식 포기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실직 우려도 더욱 커졌다.

특히 전북의 세수감소와 항공오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3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인수·합병(M&A)은 공식적으로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자력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당장 군산에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편도기준 하루 3편에서 1편으로 줄게 된다.

그동안은 이스타항공이 2편, 대한항공이 1편씩을 운항했다.

현재 유일하게 전북 하늘 길에서 1일 두 편의 비행기를 띄우는 항공사는 이스타항공 뿐이었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의 파산이 지역민들에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실감을 주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3편 모두 운항이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대체 수단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제주를 오가는 도민들의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정 손실에 대한 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한 해 7억500여만 원의 주민세와 재산세, 지방소득세 등을 군산시에 납부했다.

2017년 5억9천여만 원, 2018년 6억8천여만 원을 냈다.

이스타항공이 파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 푼이 아쉬운 군산으로써는 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대를 모았던 제주항공의 인수가 무산되며 제3의 인수자를 찾는 방안이 나오거나 아니면, 소송전으로 급작스럽게 치닫을 전망이다.

일단은 그동안이 인수전(戰)이었다면, 앞으로는 소송전(戰)이 될 공산이 높다.

계약파기와 책임소재에 따른 전쟁이다.

향후 제주항공이 선 지급한 이행보증금 115억원 반환 여부, 계약서상 ‘미지급금(1700억원) 해소’의 선결요건 문제를 놓고 치열한 법적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제주항공은 인수합병 계약 파기를 통보하며 “정부의 적극적 중재 노력에도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커 이스타항공과의 M&A 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전북의 하늘 길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1차적으로는 이스타항공의 자구노력이 우선일 것이다.

부차적으로는 정부도 중재 노력에 더해 저가항공 활성화를 위해 재정 확대 등 직접적 지원 카드도 꺼내들어야 할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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