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국가예산 확보
국회문턱 닳도록 찾아
임기내 공적 쌓기위해
국회-예결위원 공들여

단체장-의원 당 같으면
예산논의-추진속도 빨라
고창-익산-임실-무주
정당 다르거나 무소속
당적떠나 현안엔 힘모아

전북도와 시군 그리고 정치권이 한 자리에 모여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전북 정치권이 민주당 중심 체제로 출범하면서 과거 20대 국회에 비해 전북의 정치 파워가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전북의 주요 리딩그룹인 정치권과 광역단체-기초자치단체 간 팀웍에 따라 지역 발전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재보선, 2022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주요 정치 일정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

따라서 공천을 향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노력 강도도 훨씬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어서 정치권과 자치단체간의 팀웍이 내년도 예산 확보에 크게 시너지 효과를 낼 지 주목된다.
/편집자주



/2022년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권-기초단체, 탄탄한 팀웍 기대/

매년 연말과 연초가 되면 국회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국회의원들을 만나기 위한 전국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발걸음이 국회를 가득 메우기 때문이다.

지자체장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알음알음'으로 힘있는 국회의원들을 소개받아 지역 현안 및 예산 확보를 요청한다.

특히 총 50명으로 구성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의원회관 문턱은 지자체장들의 발걸음으로 인해 닳아 없어질 지경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국회를 찾는 건, 국가예산 확보 때문이다.

국가예산은 각 정부부처에서 자체적으로 확정해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기재부는 이를 통합해 최종 정부 예산안을 편성한다.

이 과정까지는 기재부를 포함한 정부의 힘이 강하다.

하지만 마지막 예산 확정 및 사업 결정은 입법부인 국회의 몫이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면 국회 주요 상임위원회에서 이를 다시 심사한 뒤 예결위로 넘긴다.

예결위는 여야 국회의원 50명으로 구성되는데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로비전을 펼친다.

예결위는 예산 심의 막판에 예산안조정소위를 구성해 최종 예산 편성에 들어간다.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예산이 살아남으면 다음 년도에 예산이 배정되고 여기에서 '죽으면' 그 예산은 사라진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자신의 임기 동안 하나의 치적, 공적이라도 더 만들기 위해 국회를 찾고, 국회와 '한 몸'이 되는 데 주력한다.

실제로 국회 예결위의 힘을 아는 자치단체장들은 적극적으로 국회를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건, 정치권과 지자체의 정치적 기반이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의 소속 정당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도내 상당수 지역은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의 당적이 다르다.

지난 20대 국회에선 도내 국회의원들과 자치단체장의 당적이 다른 지역이 많았다.

2018년의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승리했고 그에 앞선 2016년의 국회의원 총선에선 당시 국민의당이 주류정당이 됐다.

이로 인해 일부 시군의 경우에는 정치권과 지자체의 팀웍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팀웍이 흐트러지면 지역 현안 추진도 자연스레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사업 예산을 따는 과정에서도 파워가 약해진다.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 정치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국회와 지방정부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국회와 지자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어서 예산 진행 협의 및 추진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여당이라는 동일 라인에 있기 때문에 정보 및 현황 파악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의 소속 당적이 다른 경우에도 국가 예산을 위해선 최대한 협력한다.

정읍고창의 윤준병 국회의원(민주당)과 유기상 고창군수(민생당)는 당적이 다르다.

유 군수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돌풍 속에서도 평화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현재는 평화당의 후신인 민생당 소속이다.

유 군수는 정치적 의리를 최대한 지키는 스타일로 알려진다.

민생당 당적을 언제까지 유지할 지는 물론 미지수다.

윤준병 의원과 유기상 군수는 지난 달 말, 국회에서 예산 확보 및 주요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유 군수는 "지역 국회의원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국비 확보에 총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내 무소속 기초단체장은 3명이다.

정헌율 익산시장, 심민 임실군수, 황인홍 무주군수 등이다.

익산은 김수흥 국회의원(민주당)과 정헌율 익산시장(무소속)의 당이 다르다.

그러나 지역 현안에 대해선 당적을 떠나 힘을 모은다.

김 의원과 정 시장은 30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익산에 국립환경박물관 건립 등을 요청했다.

장점마을에서 집단 암 환자가 발생한 데 대한 정부의 대책을 건의한 것이다.

이날 정 총리와의 면담에서 김 의원과 정 시장은 장점마을 지원의 당위성을 강력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실의 경우에는 이용호 국회의원(남원임실순창)과 심민 군수 모두 무소속이다.

민주당 중심의 도내 정치권 구조에선 매우 특수한 정치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이용호 의원과 심민 군수도 30일 국회에서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임 군수는 이 의원에게 내년도 국가예산 중점사업 및 군정 주요 현안을 설명했고 이 의원과 임 군수는 예산 확보를 위해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무소속이지만,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호남 유일의 비(非)민주당 당선자라는 점에서 민주당 못지않은 정치 파워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과 무소속인 황인홍 무주군수도 오래 전부터 지역 예산에서 보조를 맞춰왔다.

황 군수는 지난 해에도 안호영 의원실을 찾아 국가예산 확보에 힘을 모은 바 있고 평소에도 꾸준히 지역현안 사업에 대해 함께 노력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이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임기가 4년인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2년 주기로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양 측간에는 경쟁과 협력 관계가 형성된다.

당연히 양 자가 팀웍을 탄탄히 하면 지역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군산의 경우에는 신영대 국회의원과 강임준 군산시장이 매우 밀접한 관계로 파악된다.

실제, 양 측은 수시로 소통하며 군산 현안 및 예산에 대해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는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통해 민주당이 국회를 사실상 장악했다.

국회내 각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민주당의 힘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어서 민주당 중심인 전북 역시 예산 및 사업 추진에서 크게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열리는 전북도-시군-정치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전북 원팀의 위상이 나타날 지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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