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박물관, 녹유기와 장식
최초불교사원 서까래 막새 등
1,300점발견··· 국내고대문화재
2,077점 유물 오늘부터 전시

국내 첫 유약인 녹유를 주제로 한 최초 전시가 국립익산박물관에서 개최된다.

‘녹색 유약, 녹유’란 주제로 4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미륵사지 녹유 서까래 막새 1,434점을 비롯해 녹유 뼈단지, 녹유잔, 잔받침대, 경주 사천왕사지 녹유신장상 등 총 177건의 2,077점의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녹유는 도토기 표면에 녹색과 청색을 내는 데 사용하는 유약을 말한다.

반짝반짝 빛난다고 하여‘유리’라고 불렸 녹유는 중국 한나라 때 만들어졌으며, 국내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생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국내 첫 유약으로, 백제는 6세기 초부터 녹유를 입힌 도기를 생산했으며, 더 짙은 녹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미륵사는 녹유 기와로 장식한 최초의 불교사원이라는 점에서, 녹유는 미륵사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다.

이번 특별전은 국내 고대 녹유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은 최초의 전시로, 국내 첫 녹유기와인 미륵사지 녹유막새의 전모를 처음으로 공개하여 더욱 주목된다.

전시에는 미륵사지 출토 녹유 서까래 막새를 비롯해 국보 제125호인 녹유 뼈항아리, 보물 제453호 녹유 잔과 잔받침, 사천왕사지 녹유신장상 등이 선보인다.

전시 제1부 ‘녹유, 미륵사를 물들이다’는 국내 첫 녹유 기와인 미륵사지 녹유 서까래 막새를 소개한다.

녹유기와는 미륵사 대부분의 건물지에서 1,300여 점이 발견됐으며, 미륵사 전역에 녹유기와를 사용한 것은 사비도성 백제왕궁에서도 볼 수 없는 특징으로, 미륵사가 백제 최대 불교사원임을 증명한다.

제2부 ‘녹유, 불국토를 장엄하다’는 고대 삼국시대 불교사원에서 사용하였던 녹유문화재들을 전시한다.

불교경전에서는 불교사원을 빛나는 녹유로 장식한 것이 곧 부처의 정토세계를 구현한 것이라 해석되기도 한다.

신라 사천왕사지 녹유 신장상과 녹유 전돌 등을 통해 백제와 신라 불교사원 속 녹유가 갖는 의미를 알아본다.

제3부 ‘녹유, 권위와 부의 상징이 되다’는 녹유 그릇과 기와가 출토된 유적의 성격을 통해 주 소비계층의 경향을 살펴본다.

녹유는 백제와 신라의 왕경인 부여와 경주를 중심으로 확인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에서도 산성과 분묘 등 지배계층의 공간에서 출토되었다.

녹유로 물들인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당시 지배계층들이 향유했던 고급문화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제4부‘우리나라 첫 번째 유약을 만들다’에서는 녹유의 성분과 제작기법에 대해 알아본다.

당진 구룡리, 부여 쌍북리, 경주 손곡동․물천리 유적 등 백제와 신라 가마 유적에서 출토된 녹유 기물과 제작 도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첫 유약인 녹유의 제작법에 대해 알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오랜 세월이 흘러 귀하고 고운 빛을 잃었지만 찬란히 빛났을 녹유 본래의 모습을 떠올리는 기회다”며 “담당 큐레이터의 온라인 설명과 함께 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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