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내과-소아과
이비인후과 등 병원내 감염
두려워 안찾아 경영난 악화
올 31곳 폐업 5곳 휴업 신청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내과·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 등 동네 의원 등의 경영 악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도내 의료업계에 따르면 일부 병·의원은 계속 이어지는 매출 감소로 임대료는 물론 직원들의 급여마저 해결이 어려워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올해 7월말 기준으로 도내 14개 시.군에서 의원‧한의원‧치과의원 31곳이 폐업했고, 5곳이 휴업을 신청했다.

전주시의 경우 지난해 27곳이 폐업했지만, 올해는 벌써 19곳이 간판을 내렸다.

환자 급감이 두드러지는 곳은 소아청소년과 의원이다.

부모들이 면역이 약한 자녀들의 병원 내 감염을 두려워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

또한 호흡기질환을 다루는 내과, 이비인후과도 환자수가 급감했다.

5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혁신도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진료시간 인데도 환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원장은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올해 1월 말부터 내원하는 환자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그 당시만 해도 코로나가 장기화될 줄도 몰랐고 직원들 봉급과 임대료 등 6개월 정도 유지비용을 갖고 있었는데 1월말부터 계속 환자가 없다. 바이러스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최근 전주의 한 내과는 코로나 유행 7개월 만에 병원 문을 닫았다.

환자들이 대폭 줄어들고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간호사들 월급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장은 “코로나 감염 우려로 환자들이 병원 찾는 걸 꺼리게 되고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과 마스크 착용으로 감기 등 감염병 환자가 크게 줄었다”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불가피하게 병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주혁신도시에 거주하는 김모씨(여.52)는 “코로나 사태 이후 연례행사 처럼 가던 이비인후과에 한 번도 안갔다”며 “계속 쓰고 다니는 마스크와 손 씻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픈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은 반갑지만 동네 1차 의료기관의 폐업이 자치 의료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주시 완산구의 한 내과 원장은 “마스크 착용이 알레르기와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면서 내과,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 쪽 손실이 커졌다”며 “아픈 환자가 없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추세가 지속되면 1차 의료기관 폐업이 가속화하고 자칫 의료공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가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2%가 의료기관 운영 가능 기간이 1년 이내라고 답했다.

또 전체 46%는 의료기관을 폐업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상태가 어려워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다.

설문에 참여한 개원의 중 환자와 매출액 감소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단 1%에 불과했다.

도내 의료계 관계자는 “동네에 있고 급할 때 편하게 자주 이용하던 의원이 폐업을 해버리면 갈 데가 없어진다. 그러면 또 다른 병원에 가야하고 그게 의료공백”이라며 “미래를 내다보고 정부나 지자체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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