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고 가장 길게 끌 것 같다. 장마는 6월 중순에서 7월 하순까지 무더운 여름철 오랫동안 지속되는 비를 의미하는데 올해는 8월에 들어서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수인성 전염병이 만연될 우려가 높아 전염병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인성 전염병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면 비브리오 식중독을 꼽을 수 있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에는 주로 발생하는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음식에 들어 있는 특정 물질에 의해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포도알균 등에 의한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수시간 내에 일어나고 2~3일 내에 저절로 낫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세균은 음식물 내에서 자라면서 독소를 내놓아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이 독소는 음식을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부패한 음식을 끓여 먹어도 이들 세균에 의한 식중독은 막을 수가 없다. 특히 이 균은 고기,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의 식품에 잘 자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계란, 우유 등에 의해 잘 일어난다.

계란 껍데기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면 산란 때 닭의 대변에 있는 이 세균이 들어가 멀쩡하게 보이는 계란이 오염되어 식중독 원인이 된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 중 자기는 병을 앓지 않으면서 이 균을 보유하고 있는 보균자들이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한 설사, 발열이 있어 장티푸스로 오인되기 쉽다. 비브리오 식중독은 생선회, 굴, 낙지 등을 날것으로 먹은 후 일어난다.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곳에 많아 이런 곳에서 잡은 생선을 날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비브리오균은 높은 염분 농도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기 때문에 짭짤한 젓갈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특히 간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균에 감염되면 온몸에 물집이 생기며 괴사가 일어나 치사율이 매우 높다. 

콜레라도 무시할수 없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된 비브리오 콜레라는 설사병이다. 균이 체내로 들어오면 소장의 점막에 붙어 증식해 독소를 만들어내고 이 독소에 의해 설사가 유발된다. 대개 1~2일 잠복기를 거친 후 통증 없는 급성 설사를 하게 된다. 발열은 대개 없으며 설사는 특징적으로 쌀뜨물 같은 모양이다. 심한 경우 탈수로 인해 쇼크에 빠질 수도 있다. 치료는 소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수액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항균제를 사용하면 균의 배설이 줄고, 설사의 양과 기간이 단축된다. 설사하고 있는 사람은 조리 업무에 참여하지 않는 등 일반적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중증 환자는 입원하는 것이 좋다. 엄격한 격리는 필요 없지만 배설물에 대한 주의와 적절한 소독이 필요하다. 감염원으로 의심받는 식품과 물은 조리 및 보관할 때 조사가 필요하다. 장티푸스도 주의해야 한다.

장티푸스는 감염성 열병으로 환자나 보균자 대변 혹은 소변에서 나온 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전파된다. 특히 보균자 관리가 중요한데 보균자들은 흔히 담석을 가지고 있으며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균을 배설해서 물이나 음식을 오염시킨다. 감염되면 대개 1~3주 잠복기를 가지며 수일에 걸쳐 계단식으로 열이 점차 증가해 40도 이상 고열이 3~4주간 지속된다. 치료하지 않으면 장출혈, 장천공, 간염, 뇌수막염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항균제로 치유할 수 있으며, 예방법은 환자 격리, 보균자 발견·관리, 예방접종 등이 있다. 식료품을 다루는 사람, 환자나 보호자는 개인 위생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이나 배변 후에 항상 손을 씻어야 하며, 유행지에서 물은 반드시 끓여서 마셔야 한다. 조리사나 식품 유통업자는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또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 세균성 이질이다.세균성 이질은 시겔라에 의해 발생하며 급성 감염성 대장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환자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입으로 전파된다. 대개 3~4일의 잠복기를 가지며 급성으로 발병해 발열, 복통, 구토를 일으킨다. 예방법은 환자를 격리하고 배설물을 적절히 소독하는 등 개인위생을 지키며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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