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폭우피해 이제는 복구다

남원-순창 역대 최대 피해
주택침수 100만-붕괴 1천만원
농작물 종자값-융자금 30%
송아지 마리당 150만수준 그쳐

수마가 할퀴고 간 남원과 순창 전역수마가 할퀴고 간 남원과 순창 전역.

물폭탄을 맞은 지역들마다 주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재해 지원 수준은 쥐꼬리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원기준도 까다로워 기습폭우로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5~6일 이틀만에 550㎜의 기록적인 폭우로 10일 현재까지 공공시설 179개소, 사유시설 1652개소 등 총 1천831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남원시는 이번 수해가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매미’, 2012년 ‘볼라벤’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재해지원기준 단가’에 따르면 사유시설 피해 지원이 겨우 생색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주민들의 절망감을 더욱 깊게 해주고 있다.

피해가 속출했던 남원지역 주택 침수의 경우 100만 원만 지원되며, 이마저 주택이 물에 빠져 도배나 장판 등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로 좁혀두고 있다.

통상 집이 완전히 무너진 경우는 1천만 원가량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나, 무허가의 경우 재난지원금 100만 원이 받을 수 있는 전부다.

결국 특별재난지역 지정 때 피해 금액 위주의 선정이 경제적 약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가치가 높은 지역은 비슷한 규모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의 피해가 발생하지만, 무허가나 부동산 가치가 낮은 집들이 밀집된 곳은 제대로 된 피해액 집계마저 쉽지 않다.

농작물 피해 지원 역시 허울뿐이라는 비난이다.

이번 폭우로 9천ha에 가까운 농작물이 침관수 피해를 봤지만 농작물이 죽거나 수확할 수 없는 수준의 피해일 경우 대파대(종자값)를 지원하고, 나머지 피해 농가는 농약대(농약값)를 지원한다.

하지만 대파대의 경우 융자금(30%)와 자부담(20%)이 재해복구비의 절반을 차지해 실질적으로 보조받는 금액은 복구비용의 30%에도 못 미쳐 폭우 피해로 한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시설하우스도 ha당 3억원까지 지원이 가능하지만, 이 중 정부 보조가 35%, 융자 55%, 자비 10%다 보니 결국 35%만 지원받는 셈이다.

여기에 농작물 피해는 24시간 이내에 물이 빠지면 쥐꼬리 지원마저 받을 수 없어 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축사도 시설하우스와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며, 가축피해가 많았던 송아지의 경우 마리당 150만원 수준에 그쳐 현 시세(500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농가마다 집중호우로 막대한 직·간접적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정부지원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푸념이다.

행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라는 게, 시세를 쳐주기 보단, 응급조치 선에서 추진된다”면서 “농작물에 대한 국고지원도 농약비용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많아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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