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출하급감 양파-대파
각각 전년비 99%-66% 올라
가격인상어려워 소비침체 심화

도내 외식업계가 역대급 긴 장마와 계속된 폭우로 인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 수요가 줄면서 매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긴장마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채소가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며, 물량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마가 끝난 뒤에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식업계의 삼중고는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도내 외식업계에 따르면 평년보다 장마 기간이 길고 잦은 폭우로 농산물 침수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채소류 대부분 출하량이 급감,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이 중 외식업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상추(적·상품·10kg)는 도매시장에서 평균적으로 5만3천9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보통 이 시기면 수요 증가와 폭염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강보합세를 유지하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1년 전보다 26.8%나 올랐다.

평년보다는 55.1% 높은 선에 거래되고 있다.

깻잎(상품·2kg)은 1년 전보다 67.4%, 평년보다 77.5% 오른 1만520원으로 집계됐으며, 배추(상품·10kg)와 애호박(상품·20개)은 지난해 여름보다 각각 91.1%, 132.6%나 올라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외에 양념채소인 양파(상품·20kg)와 대파(상품·1kg)의 평균 도매가격도 1년 전보다 각각 99.2%, 66% 오른 2만220원, 3천528원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외식업체의 평균 원재료비가 전체 매출의 35~40%를 차지하는 만큼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당연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로 외식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장마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 보니 고충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외식업계는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비 침체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인상될 경우 단골들마저 발길을 끊을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전주시 서부신시가지에서 고기전문점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쌈 채소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다 보니 제공하는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이외에도 기본 반찬이 있기 때문에 음식점 대부분 채소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손님은 주는데 비용은 늘고 정말 힘든 시기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일부 채소류의 경우 수급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외식업계의 시름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비가 그치더라도 생육환경이 이미 악화된 데다 침수로 인해 출하량이 감소는 불가피, 시설 등을 원상 복구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

이에 일각에서는 추석 명절까지도 채소류 강보합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내 외식업계 관계자는 “장마 뒤에는 폭염이 뒤따르는 만큼 비가 그친다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등 농산물 수입도 원활하지 않은 만큼 외식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본사에서 공급을 받는 가맹점보다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2~3배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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