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의 아동, 청소년들이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다.

비가 세차게 오던 지난 8일, 완주 고산미디어센터에 아동, 청소년들이 하나 둘 모였다.

이날은 아이들이 그동안 기획하고, 촬영한 결과물을 편집해 온전한 작품으로 만드는 자리였다.

그동안 아동, 청소년들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아동권리영화제작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도 직접 썼으며, 촬영도 스스로 끝마쳤다.

한 주씩 빠르게 진행되는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 청소년들의 보여준 완성도는 높았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 32명의 아동, 청소년이 5팀으로 나뉘어 각각의 주제로 영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완주미디어센터 김귀정씨는 “또래나 친한 사람들끼리 팀을 묶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낯선 이들끼리 팀을 구성했는데 이것이 시너지 효과가 났다”며 “영화의 주제가 한층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이들은 가정폭력, 자아 찾기, 이성교제, 형제애 등을 주제로 솔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아동, 청소년들이 선택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처럼 비춰질 법 하지만 여기에는 사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아동권리 특강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김씨는 “사전에 아동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관련된 영화를 감상하고 비평하면서 본인의 삶이 언제나 소중한지 알려주려 했다”며 “기대이상으로 아이들이 본인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잘 표현해줘 놀랍기도 하고, 배우고 있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자아실현을 주제로 삼은 한 아동은 “친구들 중에는 부모가 원하는 미래와 내가 원하는 미래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어른들은 본인들이 겪어봤다며 이런 저런 조언을 하지만 우린 그때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한 고민들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제작하는 영화는 단 3분의 단편영화다.

짧다면 짧은 3분이지만 아이들이 보여줄 영화적 울림이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영화는 오는 9월 19일(토) 완주군청 일원에서 열릴 예정인 아동권리영화제를 통해 상영할 계획이다.

완주군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완성된 영화를 전 세계 아동이 참여하는 2020년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IDFA)의 The one Minutes Jr.Awards에 출품할 예정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아이들이 본인들의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표출하는 것이 굉장히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영화제작과정에서 삶, 꿈, 권리를 배우는 시간이 됐길 바라고,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도 많이 배운다. 앞으로 보여줄 완성작을 기대하고 있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완주=박태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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