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호우 피해를 겪은 호남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섬진강댐 과다방류가 피해를 키웠다며 한국수자원공사측의 책임론을 연일 지적하고 있다.

이례적인 물폭탄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시설 관리처인 수자원공사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다.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는 수자원공사 해명에도 불구하고 집중호우 속 담수 욕심으로 댐 수위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섬진강댐이 있는 임실군과 하류의 남원시, 순창군, 전남 곡성군, 구례군, 광양시 등 지자체장은 13일 '섬진강댐 하류 시군 공동 건의서'를 통해 댐 과다 방류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 단체장은 "기록적 폭우로 섬진강댐 하류 지역 주민들은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며 수자원공사측의 수위조절 실패를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지난 11일 순창과 임실지역 지방의원 10명은 수공 섬진강댐지사를 항의 방문해 큰비가 예보된 상황에서 최고 수위 전까지 방류를 하지 않은 이유 등을 따졌다.

이 과정에서 댐 수위 조절 실패로 남원시 금지면 제방이 무너져 막대한 침수 피해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최영일 도의원은 수공 섬진강댐관리단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섬진강댐 방류로 인한 수해의 보상 방법을 문의하는 청원과 섬진강댐 방류 관련 진상 조사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달아 올라온 상태다.

사실 이번 피해는 오래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이미 부산에서는 기록적 폭우로 여러 사상자를 냈고, 앞서 중국은 이미 장마철이 시작된 지난 6월 1일 이후부터 홍수로 장시·후베이성 등 27개 지역에서 4552만여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고 142명이 사망·실종됐다.

가옥 3만5000채 붕괴 등 경제손실액만 19조8천억여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다.

일본 역시 70여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

이 시기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산샤댐 붕괴 가상 시나리오 영상이 한때 유튜브 이슈가 되기도 했다.

천문학적 피해와 인명까지 빼앗은 이번 폭우 피해는 두 달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고, 우리나라도 그동안 여러 준비들을 해왔다.

때문에 평소 용담댐 담수호의 물을 탄련적으로 흘려보내기에 충분한 시간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도 수자공은 매뉴얼대로 했을 뿐이라며 문제를 기상청의 불확실한 예보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양새다.

수자공이 말하는 날씨의 불확실성은 혹, 우산을 들고 나가기 위한 예측을 말하고자 함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자공의 담수 욕심, 재난을 대하는 안이한 자세가 부른 인재(人災)가 아닌지 정부는 명명백백히 밝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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