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통해 늙지 않은 마음 유추
어느날 학을 바라보다 인간사 비유
본연의 색 자연스런 아름다움 소유

양국용 시인의 첫 시집이 신아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시인은 교사로 정년 퇴직 후 삶의 좌표를 글쓰기와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고자 한다.

시집 서문에서 “세월의 시차가 길어 청년과 중년, 장년의 마음이 뒤섞여 시대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마음은 늙지를 않는가 본다. 세월이 흘렀어도 추억의 바람이 불면 어제의 그 날이 생생히 되살아나 이야기한다”고 시를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시집 제목 ‘학이 학이어야 학이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시인은 학을 통해 인간사를 비유한다.

시인은 생각한다.

본디 제 색깔을 지닐 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학도 학이어야 학인 것인 셈이다.

시인은 어느 날 하얀 눈이 쌓인 소나무에 앉은 학을 보게 된다.

실내에서 창을 통해 바라보다 문득 번득이는 대비를 느꼈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과연 자연상태 아름다움의 본질일까.

혹시 바라보는 사람에 의해 굴절된 아름다움은 아닐까.

상념에 젖게 됐다.

삶이란 자연과 세상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니, 제 색깔을 내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조화지상론이 과연 진정한 조화일까에 회의를 품게 됐다.

조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색깔도 아닌 색깔을 하고 어릿광대춤을 추며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보다 각자가 자신의 색깔을 지니면서 어울어 사는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된 것이다.

때문에 시인은 진정한 자유인의 아우라는 과연 어떤 빛깔과 모습일까 고민하게 됐다.

빛은 무색 무태로 투명하여 제 본디 빛깔과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펼치면, 존재하는 모든 색상이 각자의 영역에서 스팩트림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오늘도 사회를 살아가는 진정한 자유인의 아우라, 빛의 스팩트럼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솔밭에서 학이 소리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서 학의 소리를 듣는다/ 솔밭에 있는 나를 본다/ 솔은 푸르고/ 학은 흰데/ 나는 솔밭에서 소리한다’(학이 학이어야 학이다 중에서)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있으며, 눈은 눈대로, 학은 학대로, 바람은 그리고 시인은 시인대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지 있어야만 했던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그 풍경 속의 학은 바로 그 학이지 다른 어떤 학이 아니며 소나무도 시인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그 풍경 속의 학은 소나무와 함께 어울어 있다 하더라도 학은 학이고 소나무는 소나무이지 그 학이 소나무의 성질을 닮은 학은 아닌 것이다.

소나무 또한 학의 성질을 닮은 소나무가 아닌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도 학이 아니며 소나무도 아닌 바로 시인 자신인 것이다.

다만 한 데 있어 어울러 학은 더욱 학답고 소나무도 더욱 소나무다워지며, 그것을 바라보는 시인 또한 시인다워지는 것이 시인이 노래하고 있는 이유다.

양국용 시인은 1957년 옥구 출생으로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으며 계간 ‘문예연구’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현재 자유주의전북포럼 공동대표, 한국효문화컨텐츠개발원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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