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와 폭우가 중고차 시장 종사자들의 낯빛을 어둡게 하는 반면, 신차시장에는 웃음꽃을 피게 만들고 있다.

침수차량의 유입을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더욱 외면할 가능성이 큰 반면, 신차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여름 긴 장마와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전북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침수 피해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자동차 침수 피해 신고는 7천여 건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도내 중고차 시장의 한숨 소리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19가 불러온 경기 침체와 거리 두기로 중고차 거래량이 감소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긴 장마로 인해 여름 특수까지 사라지면서 전체적으로 매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중고차 거래량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업계의 시름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 항목 중 단독사고 특약에 가입돼 있지 않은 차량의 경우 침수가 돼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보험 처리가 되지 않아 침수 이력을 알 수 없는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이는 중고차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고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7월~8월 초까지는 여름 휴가철로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평년보다 장마기간이 길어 거래량이 크게 떨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우로 인한 침수차량 유입으로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침수 차량은 대부분 폐차되지만 보험 처리하지 않은 차량을 작정하고 속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그 이력을 알기 어렵지만 이는 극히 일부로, 이로 인해 시장 전체가 더욱 침체될 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반면, 신차 시장에는 이번 침수 피해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침수 차량 보상을 받고 폐차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신규 차량 구매가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수혜지역 지원에 나서 무상점검, 수리비 할인 등을 실시함과 동시에 일부 업체는 침수 피해 고객을 겨냥한 신차 프로모션에 돌입한 상태라고 한다.

올 여름 긴 장마와 폭우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호된 것이지만 반대로 어떤 이들에겐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닌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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