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시설피해-조업일감소
배추10kg 2만540원 146% 올라
사과 110%-고등어 49% 급등
물가부담에 소비침체 우려

하루가 멀다고 오르는 식탁물가에 소비자들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폭우 피해로 농·축산 시설 피해가 잇따르고 조업일수마저 감소함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뒤늦은 폭염까지 겹침에 따라 추석 명절을 40여 일 앞두고 최악의 물가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18일 도내 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여름 긴장마와 집중호우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시설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연이어 찾아온 폭염으로 시장 내 농축수산물 수급불안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으며, 일부 품목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지난 14일 기준) 도매시장에서 배추(상품·10kg)는 평균 2만540원에 거래, 1년 전보다 평년보다 각각 145.7%, 65.8% 올랐다.

상추(적·상품·4kg)와 깻잎(상품·2kg)도 1년 전보다 각각 2만8천360원(85.8%), 2만5천420원(110.7%) 정도 비싸졌다.

이들 품목은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강보합세 현상이 더욱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애호박(상품·20개)과 대파(상품·1kg) 역시 평년보다 각각 284.6%, 69.1% 오른 6만6천220원, 3천344원에 거래, 이외에 양파, 청양고추 등도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이날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주영 씨는 “동네마트에는 채소가 거의 없어서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왔다”며 “그런데 너무 올라서 장바구니에 뭘 담아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소류뿐 아니라 비바람으로 인한 낙과 피해도 큰 만큼 과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그나마 출하가 가능한 과일도 일조량 부족에 예년보다 등급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사과(후지·상품·10kg)는 평균 도매가격이 6만9천625원으로 1년 전보다 110.0%나 올랐다.

그나마 배(신고·상품·15kg)는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긴 장마와 폭우로 수산물 가격 역시 강보합세를 이어가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생선이라 불리는 고등어(중품·10kg)는 도매시장에서 1년 전보다 49.3% 오른 5만3천1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한동안 풍어로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물오징어(중품·1kg)는 한 달 전보다 14.2% 오른 1만390원으로 집계됐다.

축산물도 코로나19로 캠핑족이 증가하며 수요가 급증한 데다 최근 폭우에 따른 일부 축산농가의 시설 피해로 인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고기(한우등심·1+·100g)와 삼겹살(국산냉장·중품·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1천313원, 546원 오른 1만2천27원, 2천427원이다.

문제는 생육환경이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으며 시설 복구 역시 시간이 소요되는 가운데 뒤늦은 폭염은 물론 추석명절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수급불안정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석이라는 요인으로 농축수산물 수요가 증가해 가격 강보합세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벌써 ‘추석명절 물가대란’을 우려하고 있으며, 유통업계는 물량 확보는 물론 물가 부담에 따른 소비 침체현상이 심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체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올해는 기상여건 악화로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한 만큼 예년보다 상승세가 가파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힘들지만 강보합세를 유지할 경우 소비 침체가 뒤따르는 만큼 소비자들만큼이나 유통업계도 이 상황이 부담”이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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